청년 사장님 모십니다…'상품 무료노출' 내걸고 입점비 없앤 플랫폼

이윤화 기자I 2020.12.24 05:10:10

온라인 쇼핑몰 창업 열풍②
코로나19로 이커머스 및 온라인 창업 수요 폭발적 증가
카페24, 올해 11월까지 신규 쇼핑몰계정 전년比 17%↑
구글 등 글로벌 포털 쇼핑 국내 진입하며 유치전 가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대구에서 목공방 투비 크래프트를 운영하는 황덕현 씨는 온라인으로 수제롱보드를 선보여 쏠쏠한 재미를 봤다. 손재주가 있던 그는 지난 2014년 창업 후 취미로 타던 롱보드를 제작해 판매했다. 이후 자체 온라인 몰도 열었지만 오프라인 비중이 90%일 정도로 매출구조가 편중돼 있었다. 매출도 미미했다. 변화의 계기가 된 것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였다. 지난 10월 네이버가 선보인 중소사업자(SME) 비즈니스 성장스토리를 알리는 TV광고 사례로 소개되면서 매출이 월 1500만원~2400만원으로 증가했다. 광고 온에어 기간인 11월 3주 쇼핑라이브 진행한 결과 매출이 전주 대비 2400%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스마트스토어로 온라인 판로를 확보한 덕분에 야외활동이 제한되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월 200~300만원 매출 유지가 가능해졌다.

지난해 초 창업한 BP컴퍼니는 월평균 매출 3억원의 알짜기업이다. 주요 취급 상품은 가전과 식품이다. BP컴퍼니가 2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성장한 계기는 올해 1월 티몬의 타임커머스 매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부터다. 현재는 월 매출 5억원을 넘어섰다. 직원도 2명에서 10여명으로 늘었다. BP컴퍼니는 트렌드 상품 유통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티몬의 ‘타임어택’에 발을 들였다. 또 수량 한정이라는 틀을 깨고 ‘무제한’이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했다. 믹서기와 에어프라이어, 액세서리 등 트렌드 상품을 내놓은 점과 타임매장의 노출 집중도가 맞물려 폭발적인 판매로 이어졌다. 현재는 BP컴퍼니의 매출 중 티몬의 비중이 80%에 이른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창업 수요도 비슷한 쪽으로 몰리고 있다. 취업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창업밖에는 선택권이 없어진 젊은 세대들이 임대료·인건비 등이 비교적 덜 들어가는 온라인 창업에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23일 카페24에 따르면 올해(1~11월)에만 11만 7146개의 온라인 쇼핑몰 계정이 플랫폼에 새로 진입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7%(1만 7275개) 증가한 수준이다. 카페24는 누구나 쉽게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고 성장시키도록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여왔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클릭 몇 번이면 쇼핑몰 구축에 필요한 최신 기능을 가동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센터 홈페이지 화면.
◇ 온라인 쇼핑 영역 넓히는 이커머스, 창업자 수 급격히 증가

올해 들어 쇼핑 영역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네이버의 창업자 수 증가가 가장 눈에 띈다. 지난 3분기(7~9월) 기준 네이버의 스마트 스토어 수는 38만개,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했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에도 신규 창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 티몬에서는 지난 7월 한 달간 새로 입점한 신규 업체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가장 최근 데이터인 지난 10월 기준으로는 신규 입점 업체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하며 코로나19가 장기화 할수록 온라인 창업에 수요가 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티몬 관계자는 “티몬 입점을 통해 파트너들은 매출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전체 파트너사 중 매출이 발생한 파트너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 동 기간 월 1억원 이상 매출을 거둔 업체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과 창업이 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주요 채널로 하는 인플루언서 마켓도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2017년 9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커머스를 연동시킨 신개념 커머스 ‘인플루언서 소셜마켓’을 선보인 레페리의 매출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레페리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의 인플루언서 소셜마켓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새 매출이 147% 늘었으며 매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1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83% 증가했다. 이는 2019년의 직전년도(2018년) 동기간 매출 상승률(45%) 보다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구글코리아가 쇼핑 확장을 위해 입점 수수료 0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진=쿠글)
◇“신규 창업자·사업체 모셔라”…‘수수료 0원’ 등 플랫폼 경쟁

온라인 쇼핑 창업은 10대부터 온라인 사업에 뛰어들 정도로 진입 장벽이 낮은데다가 플랫폼도 매우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 때문에 기존의 오픈마켓 시장을 이끌던 이커머스 업체들은 ‘수수료 0원 정책’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신규 사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글코리아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온라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구글 쇼핑 탭에 상품을 무료로 노출할 수 있게 지원하면서 이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쇼핑 탭 무료노출 대상은 연매출 12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 및 소기업으로, 노출과 클릭에 따른 비용이 일절 발생하지 않으며 거래 수수료도 없다.

이에 대적하는 네이버도 스마트스토어 입점 및 상품 등록 단계에서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스마트스토어 자체만으로는 개설 및 판매 수수료는 전혀 없고, 네이버쇼핑 검색에 노출이 되는 경우 (선택 가능) 매출에 연동해 2%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와 별개로 결제 수수료만 별도 부과하는데 네이버페이와 연동된 신용카드·계좌이체·포인트 등 유형에 따라 1~3.74%까지 부과된다.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중소 판매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배송 서비스 ‘스마일배송’의 보관비를 기존 대비 최대 40% 인하해 판매고객들의 물류 서비스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 보관비 계산 방식과 보관 등급까지 간소화해 중소 판매자들의 물류 서비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수익률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G마켓 글로벌샵은 지난 8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샤오청쉬에 입점하는 등 한국 판매자들의 중국 진출과 판로 확대를 위해 중국 판매 채널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역직구 플랫폼 최초로 샤오청쉬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내년에도 중국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다양한 한류 상품을 라이브 방송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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