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등 ‘빅4’에 협력 제안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삼성화재를 비롯한 주요 손해보험사들에게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와 관련한 협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4개 손보사의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다. 네이버가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상위 4개 보험사들과의 제휴가 불가피하다.
지난달 네이버는 보험 판매 자회사인 엔에프(NF)보험서비스를 설립해 법인보험대리점(GA) 사업을 공식화한 상태다. 네이버는 이르면 9월쯤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본인 자동차 번호를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하면 손해보험사별로 자동차보험료가 한꺼번에 조회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비슷한 서비스로 보험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보험다모아’가 이미 존재한다. 여기서도 보험료를 비교해준다. 다만 네이버는 자사 사이트 내에서 곧바로 보험료가 결제되고, 결제수단도 네이버페이 등을 이용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제안에 손보사들은 일단 ‘해 볼만하다’는 입장이다. 현대해상ㆍDB손해보험ㆍKB손해보험 등 2위권 손보사들은 이미 업무협약을 맺고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아직 가격이나 수수료율은 합의되지 않았지만, 네이버와 제휴를 통해 새로운 판매채널을 확보할 수 있는 점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57% 점유율’ 삼성화재 ‘난색’
하지만 1위 회사인 삼성화재는 ‘현재로선 참여할 생각이 없다’며 난색을 표한 상태다. 삼성화재는 이미 온라인(CM) 판매 채널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CM채널의 85% 이상이 자동차보험이다.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굳이 네이버에 수수료를 내가면서 제휴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삼성화재 CM채널 점유율(원수보험료 기준)은 57%로, 2위권인 현대해상(13.9%), DB손해보험(13.8%) 등에 크게 앞서 있다.
삼성화재는 카카오페이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다 결국 무산된 바 있다. 당시에서도 삼상화재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등을 판매하는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결별한 삼성화재가 당장 네이버와 당장 손을 잡는 것도 조심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네이버 입장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삼성화재를 빼놓고 가격비교 서비스를 시작하는 건 부담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가 결국엔 네이버와 손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네이버는 차보험 견적서비스를 내기 위해서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삼성화재가 필요하고, 삼성화재 또한 네이버라는 거대 판매 채널을 놓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네이버 입장에서는 자동차보험 고객들의 데이터를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시장점유율의 80%를 차지하는 네 곳의 손보사와 협업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네이버 때문에 자동차보험시장이 변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 삼성화재가 뒤늦게 참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 ‘11% 수수료’ 요구도 걸림돌
수수료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네이버는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에게 광고료 명목으로 11%의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보사들은 한목소리로 ‘수수료가 높다’고 토로하고 있다. 자체적인 온라인 판매 채널은 수수료가 별도 들지 않았던 영역인데, 네이버가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 측은 기존 손해보험사 고객들이 계약 갱신을 하는 건에 대해선 수수료를 받지 않고, 대신 네이버 검색엔진을 타고 들어온 신규 고객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받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수히 네이버로 인한 신규 매출의 경우에만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은 80% 이상이 자사 갱신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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