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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오해와 진실]中 우한 전세기로 보는 '항공편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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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I 2020.02.01 09:09:09

우한 전세기 항공편명 ‘KE9883’, ‘KE9884’
항공사 고유 코드와 3~4자리 숫자 섞어 사용
항공편명보면 항공사, 지역, 방향도 파악 가능
특별 항공편 기념 위해 새로 만들고 변경하기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들이 탑승한 대한항공 전세기가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교민들이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KE9883’, ‘KE9884’

무슨 암호일까. 바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원지인 중국 우한에 고립된 우리 교민들의 귀국을 위해 마련한 특별 전세기의 항공편명이다.

공항에서 승객들은 항공편명으로 자신들이 탑승하려는 항공기를 구분한다. 항공사는 예약과 항공기 편성, 스케줄 등 모든 것을 항공편명을 사용해 분류한다. 항공편명에는 어느 항공사가 어떤 지역으로 운항하는 항공편인지 확인할 수 있는 나름의 규칙이 있다.

보통 항공사들은 항공편명에 알파벳과 숫자를 섞어 사용한다. ‘우한 특별 전세기’ 항공편명인 ‘KE9883’, ‘KE9884’의 맨 앞에 붙은 ‘KE’는 대한항공(003490)을 의미한다. 예약·발권·정산 등 운송 영업과 운항, 관제 등 업무를 위해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부여받은 항공사 고유의 ‘투 레터 코드(2-Letter Code)’다.

국적 항공사 중에 아시아나항공(020560)은 ‘OZ’, 진에어(272450)는 ‘LJ’, 티웨이항공(091810)은 ‘TW’, 에어부산(298690) ‘BX’ 이스타항공은 ‘ZE’, 에어서울은 ‘RS’, 올해 취항을 준비 중인 에어로케이는 ‘RF’다.

항공사 코드에 숫자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제주항공(089590)은 ‘7C’, 플라이강원은 ‘4V’다. 플라이강원 측은 사업 계획에 담긴 네 가지 정당성과 목표 달성을 상징하는 ‘Four Victory’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2터미널 출발 항공편 안내 전광판(사진=대한항공)
또 항공편명 ‘KE9883’, ‘KE9884’만 봐도 특별 전세기임을 알 수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 편명 9000번대는 전세기에 부여한다.

항공편명 ‘KE9883’, ‘KE9884’를 보면 중국 노선인 것도 파악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사업별, 지역별로 편명을 구별하는데 △001~099는 미주 △100~149는 대양주 및 괌 △460~499 및 600~699는 동남아, 홍콩, 대만 △700~799는 일본 △150~199, 800~899는 중국(몽골 포함) △900~999는 유럽(중동 포함) △1001~1999는 국내선이다.

아울러 항공 편명의 맨 뒷자리 숫자를 보면 노선 방향을 알 수 있다. 대한항공은 김포, 인천공항 출발편은 홀수 번호를, 돌아오는 편은 짝수 번호를 부여한다. 홀수인 ‘KE9883’은 지난달 30일 오후 8시 45분 경 인천공항에서 우한으로 출발했다. 짝수인 ‘KE9884’는 지난달 31일 오전 8시경 우한에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예전에는 대다수 항공사들은 동쪽 및 북쪽으로 향하는 항공기에는 짝수 번호를, 서쪽 및 남쪽으로 향하는 항공편에는 홀수 번호를 부여했다. 그러나 많은 항공사들이 편명 부여시 이 규칙에서 벗어나면서 현재는 공통된 규칙은 없는 상태다.

평양공연을 위해 방북하는 예술단이 2018년 3월 31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이스타항공 평양행 특별기 탑승을 위해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항공사들은 특별한 기념을 위해 항공편명을 새로 만들기도 한다.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은 평양에 전세기를 띄울 때 항공편명으로 ‘ZE2815’를 사용했다. 당시 이스타항공은 2015년 8월 이희호 여사가 방북할 당시 ‘광복 70주년’을 맞는 의미로 ‘815’라는 항공편명을 붙였다. 또 ‘815’ 앞에 붙은 숫자 ‘2’는 이스타항공의 첫 글자인 ‘이’를 숫자로 표현했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남북 평화 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 남측 공연단이 방북할 때도 전세기를 띄웠는데 동일한 ‘ZE2815’ 항공편명을 사용했다.

또 항공사들은 특별한 기념을 위해 편명을 변경하기도 한다.

대한항공은 2011년 6월 17일 ‘하늘 위 호텔’이라 불리는 초대형 항공기인 ‘A380’이 첫 투입된 인천~도쿄 항공편명을 ‘KE380’으로 운항했다. 보통 대한항공은 항공 편명 300번대는 동남아와 중국 지역을 운항하는 화물기에 붙인다. 200번대는 미주, 500번대는 유럽과 대양주, 일본에 사용한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8월에는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신전에서 채취한 성화를 그리스 현지에서 제주도로 수송하는 대한항공 특별기 항공편명을 올림픽 의미를 담아 ‘KE1988’로 변경했다.

항공사들은 항공편명을 만들 때 고객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경 쓰는 편이다. 특히 발음이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숫자로 된 편명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다. 일례로 911은 9.11 테러 사건을 연상시켜 사용하지 않는다. 성경 요한계시록에 언급된 ‘짐승의 숫자’ 666 등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 항공기(사진=제주항공)
이외에도 같은 노선이나 시간대, 동일 관제권역 내에서 콜사인(Call Sign) 혼동 방지를 위해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유사한 항공편명도 피하고 있다.

항공편명 중복 사용도 피해야 한다. 만약 항공기가 기상이나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하루 이상 지연된다면 항공사는 항공편명을 변경해야한다.

지난달 제주항공은 항공편명을 중복으로 사용해 8시간 지연 운항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제주항공의 인천~클락 노선 항공 편명은 ‘7C4603’이다. 지난달 1일 오후 10시25분 필리핀 클락으로 이륙하려던 7C4603 항공편은 2시간가량 지연돼 2일 0시18분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클락행 항공편을 매일 운항하는 제주항공은 2일 오후 10시25분 7C4603편을 띄우려했지만, 당일 새벽 운항했던 항공편명과 중복되는 바람에 운항할 수 없었다. 제주항공은 새로운 임시 편명(7C4605)으로 재신청했지만, 필리핀 입항과 영공통과 허가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면서 8시간가량 지연 운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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