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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육교사를 자살로 내몬 인터넷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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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18.10.18 06:00:00
아동학대 의심을 받던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내가 다 짊어지고 가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해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터넷 카페에 신상이 공개되고 비난이 쏟아지자 심리적 압박감을 못 이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홀어머니에 결혼을 앞둔 30대 예비 신부가 얼마나 괴로웠으면 그랬을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녀의 죽음은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테러의 끔찍함을 새삼 일깨운다. 사태는 며칠 전 한 인터넷 ‘맘카페’에 원생을 학대했다며 그녀의 실명과 사진이 올라온 게 발단이다. 카페에는 그녀를 아동학대 교사로 낙인찍고 욕하는 댓글이 빗발쳤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경찰 조사도 받지 않았고, 학대 혐의도 입증되지 않은 상태였다. 누군가 올린 ‘몇 글자’가 그녀를 자살로 내몬 것이다.

이처럼 극단적 선택까지 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이버상의 무차별적인 신상털기, 마녀사냥식 여론재판, 악성 댓글은 사라지기는커녕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바로 얼마 전에도 이른바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담당 판사 이름과 나이, 경력 등이 인터넷에 공개됐고, ‘인천 송도 불법주차 사건‘의 당사자인 50대 여성도 신상이 낱낱이 털린 일이 있다. 후진적인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신상털기나 여론재판 등이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 행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어 또 다른 사회적 일탈을 예방하는 순기능이 있다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지나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잘못을 저지른 당사뿐만 아니라 가족들 신상까지 공개하거나 엉뚱한 사람을 관련자라고 지목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사자의 인격을 살해하는 흉기가 될 뿐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은 생각도 않고 익명 뒤에 숨어서 저지르는 사이버 테러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뿐 아니라 인터넷 문화를 어지럽히며 건전한 사회 공동체까지 병들게 하는 독버섯이다. 비록 늦었지만 싹을 잘라야 한다. 다시는 발호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수사해 엄벌해야 마땅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네티즌 스스로 허위 주장이나 무분별한 매도를 삼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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