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자 하워드 슐츠, '인재 경영' 강조
올해 CEO 된 케빈 존슨, 'IT통'으로 디지털 전략 주도
한국에 들여온 이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커피 맛'에 반해
2007년 취임한 이석구 대표…현장 경영으로 '국민커피' 만들어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나 홀로 성공하는 것은 공허하다. 더불어 함께 목표를 이뤘을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스타벅스의 창립자 하워드 슐츠는 2016년 12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케빈 존슨에게 넘기겠다고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30년 동안 호주머니에 갖고 다녔던 스타벅스 1호점 열쇠를 존슨에게 넘겼다. 존슨은 슐츠에게 본점 열쇠를 받고선 “절대 잃어버리지 않겠다”며 세계 1위 글로벌 커피전문점 수장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 스타벅스 창립자 하워드 슐츠 現 스타벅스 의장 (사진=스타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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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위기 혹은 기회 때마다 CEO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다. 미국 시애틀의 조그만 커피전문점이었던 스타벅스는 슐츠가 CEO 자리에 앉은 뒤 글로벌 기업으로 클 수 있었다. 슐츠의 나이 34세 때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스타벅스의 성공비결로 “1980년대 미국 소득수준 향상과 베이비붐 세대의 핵심 소비층 부상 등으로 웰빙 트렌드가 확산할 것이라는 흐름을 슐츠가 빠르게 읽어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타벅스를 안정궤도에 올린 뒤에도 슐츠는 늘 겸손했다. 슐츠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하려면 주주는 물론 종업원, 고객, 그리고 사회와 문화 전체에 관심을 두고 경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미래는 자본과 전략이 아닌, 누가 그 ‘방향타’를 쥐었느냐에 따라 갈린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 지난 3월 스타벅스 CEO에 오른 케빈 존슨. (사진=스타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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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츠가 스타벅스를 키웠다면, 지난 3월 미국 시애틀 스타벅스 1호점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후임 CEO로 내정된 케빈 존슨은 스타벅스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강화시킬 인물로 꼽힌다. 존슨은 컴퓨터와 네트워크 사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10년 스타벅스 이사회 멤버가 되기 전까지 IBM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이크로소프트웨어(MS) 온라인 서비스 담당 사장 등을 거쳤다. 슐츠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비영리 단체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 2015년 9월15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참석해 한 스타벅스 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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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벅스의 ‘아버지’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미국 브라운대학 유학시절 스타벅스를 접했다. 한국에 없는 새로운 커피문화에 반한 그는 1999년 스타벅스를 한국에 들여왔다. 정 부회장은 아침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를 마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스타벅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지난 5월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부스를 찾아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채용 현황 등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스타벅스가 일관된 브랜드 철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진=스타벅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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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를 ‘한국의 국민 커피’로 안착시킨 인물은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다. 그는 1975년 삼성물산 입사를 시작으로 30여 년간 삼성과 신세계그룹에서 전문경영인의 길을 걸었다. 2007년 12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4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 대표는 직접 매장을 방문해 현장에서 바리스타와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7년 취임 후 매장 방문 횟수만 5000회가 넘는다. 고객이 만족하거나 불편해하는 ‘모든 것’이 현장에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CEO로도 유명하다. 2014년 출산과 육아로 퇴사했던 전직 스타벅스 여성 관리자들이 정규직 시간선택제 부점장으로 입사하는 ‘리턴맘 프로그램’도 이 대표 주도로 시행됐다. 2012년부터는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과 직업훈련에도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