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시카고 컵스는 드디어 ‘염소의 저주’를 극복했습니다. 108년만에 미국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한 것이죠. 1945년 한 팬이 염소를 경기장에 데리고 왔다가 쫓겨나면서 “시카고 컵스는 다신 우승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시작된 ‘염소의 저주’가 71년만에 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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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뒤에 ‘데이터 분석’도 저주를 푸는데 한 몫했다고 당시 외신들은 분석했습니다. 엡스타인은 3D 모션 픽처 전문업체의 키나트랙스의 ‘마커리스 모션 픽처’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선수들의 동작을 촬영하고 기록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뼈와 골격 모델을 3D 영상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촬영된 영상은 인도의 영상분석업체인 아이메리트로 보내지고 이를 데이터로 만든 뒤 분석합니다. 미국 매체 옵저버에 따르면 아이메리트는 미국 메이저리그 투수 250명의 데이터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시카고 컵스는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활용합니다. 또한 상대팀 선수의 약점도 파악하기도 합니다. 성적이 좋을 때와 나쁠 때의 동작을 비교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엡스타인은 ‘세이버 메트리션’에도 강했습니다. 세이버 메트리션은 통계학적 방법론을 적용한 데이터를 선수평가에 동원하는 전문가를 말합니다. 이를 통해 저평가된 선수들을 발굴하고 실력에 비해 ‘거품’이 낀 선수는 방출했습니다. 시카고 컵스를 최적의 선수단으로 구성한 것이죠.
사실 세이버 메트리션은 야구계에서 생소한 단어는 아닙니다. 영화 ‘머니볼’의 실제 사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먼저 사용했던 방식입니다. 2000년 메이저리그 최하위팀이었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제일 ‘가난한’ 구단이었습니다. 능력있고 몸값이 비싼 선수를 영입하지 못해 구단 성적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죠. 이에 단장이었던 빌리 빈은 기존의 선수영입 방식이 아닌 데이터를 활용한 방식으로 저평가된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그 결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2002년 인기 선수 없이도 20연승을 달성했습니다. 20연승을 달성하는데 뉴욕 양키즈는 140만달러를 지출해야 했지만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불과 26만달러만 지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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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사례는 ‘빅(Big)’데이터의 경우는 아니죠. 선수들의 데이터 분량이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대규모는 아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데이터 분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유용하다는, 또 의사결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해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데이터 분석에 대해 스포츠를 지나치게 통계와 숫자를 중심으로만 보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포츠의 가장 큰 재미는 누가 이길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서 오는 긴장감이죠. 데이터 분석의 목적은 이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는 데에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