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오는 8일 조종사협회 사무실 제 5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기로 했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파업을 비롯해 앞으로의 투쟁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실제 파업을 하면 지난 2005년 12월 이후 11년 만이다.
대한항공 노조 관계자는 “이미 파업에 대한 법적 절차를 모두 마쳤으며 조종사들의 필수 유지 인원을 위한 스케줄 조정만 남아 있다”며 “사측이 협상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이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이달 하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대한항공 노사는 지난해말 임금협상이 결렬된 이후 지금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37% 임금인상을, 사측은 총액대비 1.9%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 노조가 조양호 회장 등 오너 일가에 칼날을 겨누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대한항공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조원태 부사장을 검찰 고발키로 한 것에 대해 “불법행위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된다”며 관련자 처벌과 함께 회사의 세무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과도한 조종교육훈련비 책정, 진경준 검사장 처남 명의의 청소용역업체 일감 몰아주기 등 대한항공에 수많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조양호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소·고발하겠다는 추가 입장도 밝혔다.
다만 아시아나항공(020560) 조종사 노조가 지난달 30일 극적으로 2015·201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가결하면서 대한항공 노조의 파업이 힘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11년 전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가 함께 연대 파업을 해 업계에 큰 파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다시 파업 리스크를 떠안게 돼 우려된다”며 “아시아나항공의 임금협상이 종결된 점은 다행이지만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 노조의 파업이 운송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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