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이렇게 가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는데, 시장이 그런 거니 그게 맞는 거지요.”
한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코스피가 2100선에 바싹 붙자 증권가도 슬슬 불안해하는 눈치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왔지만 화학, 철강, 자동차 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실적 발표는 시작도 안 했다. 그래도 장은 뜨겁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1.08% 오른 689.39에 거래를 마쳤다. 대장주인 셀트리온(068270)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강세를 이끌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강세를 마지막 유동성 파티라고 해석하는 듯하다. 곧 있으면 불거질 미국의 금리 정상화를 앞두고 남은 수익률 게임을 즐기려는 모습이다.
13일 중국의 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14.6% 감소하며 시장기대치(8.2% 증가)를 한참 밑돌았다. 그러나 유동성이 불붙기 시작한 장에서 부진한 지표는 먹혀들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힘을 얻으며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2008년 이후 8년 만에 4100선을 뚫었다. 1인당 한 개씩만 허용됐던 중국 증권계좌가 이제 1인당 20개까지 확대된다는 소식에 금융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다만 뜨거운 유동성도 소화할 시간은 필요하다. 13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와 인텔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뉴욕증시는 소폭 약세로 마무리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0.45% 내리는 가운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46%, 0.15%씩 하락했다.
국내 시장 역시 2100선까지 바짝 다가온 만큼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겠다. 게다가 실적 자신감은 있지만 최근 상승세를 떠받칠 만큼인지는 의구심이 든다. 다만 아시아시장의 유동성이 지속되는 만큼 ‘스토리’가 있는 종목의 인기는 사라지지 않을 듯 하다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주, 거래대금 증가와 해외 채권 수익을 앞세운 증권, 부동산 경기 회복에 힘입은 건설 등 종목이 연이어 오르는 이유다.
지금 이 순간을 걱정하기보다 일단 유동성 파티에 함께 즐기는 것이 좋다. 다만 종목별 옥석 가리기는 분명히 해야겠다. 시장은 여전히 버리는 종목은 철저히 버리고 오르는 종목을 위주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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