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외환전망]1030원대로 떨어진 환율, 속도조절 나설까

방성훈 기자I 2014.04.12 11:33:2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달러-원 환율이 불과 15거래일 만에 1080원대에서 1030원대까지 급락했다. 5년 8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레벨에 도달한 만큼, 외환당국의 추가 개입 여부 및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지지돼 왔던 1050원마저 무너졌다. 외환당국이 1050원 하단을 용인하면서 그동안 대기하고 있던 매도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환율을 끌어내렸다.

1050원선이 깨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만큼 어느 정도 숨고르기가 예상된다. 조심스럽게 저점을 낮추려는 시도가 있겠으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에 따른 반등 시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예상된다.

우선 미국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일 경우 달러가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제성장률,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경제성장률의 경우 올해 목표치인 7.5%에 부합할지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의 급락세가 달러 약세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숏커버링(손절매수) 등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 시도가 있을 수 있다. 또 삼성전자(005930)가 1조2000억원이 넘는 외국인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하방경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대기하고 있는 매도물량도 만만치 않다. 지난 주에도 외환당국이 구두개입 등을 통해 환율을 1040원대로 끌어올렸으나, 이튿날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매도)에 밀려 재차 하락해 10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배당금 역시 재투자를 위해 시장에 계속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의사록에서 밝힌 것처럼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하게 되면, 위험자산 선호로 신흥국으로의 자본이동이 지속될 수 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환율하락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1030원 하향돌파 가능성도 나온다.

문제는 외환당국의 추가 개입 여부다. 일단은 속도조절이 관측된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1035원 아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외환당국이 속도조절을 하려는 의지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달 예정돼 있는 미국 재무부 보고서 발간이 외환당국 개입을 제한할 수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가 최근 통계 개편으로 종전 550억에서 680억달러로 확대됐다. 경상수지 흑자행진은 2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잦은 시장개입은 환율 조작국으로 오인받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보고서에도 수출 이외의 성장동력을 찾으라고 지적한바 있다.

전반적으로 무거운 흐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외 경제지표에 따른 글로벌 달러 추세, 외환당국 추가 개입 여부 등이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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