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리조트> 조성순 조리장이 한식을 바라보는 마음은 우리나라 여느 조리장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는 한식을 향한 끊임없는 열정을 에너지로 하여 또 다른 신세계를 자유로이 꿈꾸고 있다.
◇ 한식이 곧 나의 미래다
그렇게 군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던 어느 날, 그는 텔레비전을 보던 중 호텔조리사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는 막연히 ‘조리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소 음식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터라 조리사의 꿈을 품게 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그는 군 제대 후, 당시 ‘호텔사관학교’라 불리던 경주호텔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실무와 이론을 모두 배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꼭 배우고 싶었던 한식, 그 중에서도 궁중음식을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식 스페셜리스트’를 꿈꾸던 그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 프랑스인들이 한식에 대해 보인 폭발적 반응
그는 경주호텔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르네상스 서울호텔에 들어가 조리의 기본을 배우게 된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스승 밑에서 그야말로 ‘호되게’ 배우며 조리장으로서 거듭나는 과정을 거치게 된 것이다.
“12명의 주방직원들 앞에서 냉면반죽을 해보라고 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극도로 긴장한 상태에서 제대로 된 냉면반죽이 나올 리는 만무했지요. 그래도 정성껏 만들어놓은 냉면반죽이었는데 눈앞에서 패대기쳐졌습니다. 모욕적이기도 했고 ‘꼭 이렇게 배워야 하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 알게 된 것은, 그 모든 과정이 스스로에게 더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차츰 다양한 음식과 환경을 접하며 성장해 나가던 그는 2007년,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을 두 눈으로 직접 목도하게 된다. 15일 간 프랑스에 머물며 한국음식을 조리해 선보이게 되었는데 프랑스인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것이다.
조리복 가슴 한편에 달린 태극기가 그 때만큼 자랑스러운 적은 없었다. 무엇보다 한식의 세계화 성공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그에게는 또 다른 원동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 음식을 하는 사람은 음식에 미쳐야
“근래에 한식 세계화를 위한 움직임들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호텔에는 한식레스토랑이 많지 않습니다. 이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지요. 외국인들이 찾는 우리나라 호텔에서 정작 우리나라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은 모순입니다. 새롭게 오픈하는 호텔에는 한식레스토랑을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준비되어야 하겠지요.”
최근 정부의 한식세계화 노력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후배양성의 꿈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현장에서 조리를 하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이론과 실무가 겸비된 후배들이 주축이 되어야만 한식의 세계화 또한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더 맛있게, 그리고 더 멋있게 만들어내고 싶다는 그. 조리사가 스스로에게는 천직일 수밖에 없으며 ‘음식을 하는 사람은 음식에 미쳐야만 한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그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열정으로 또 다른 신세계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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