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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추도사를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추켜세웠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92개국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이뤄낸 압축성장을 모두 부러워하고,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며 “이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라. 그러면 귀국의 압축성장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늘 강조했다”고 강조했다.
유족들을 대표해 인사말에 나선 박 전 대통령은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시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윤 대통령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지금 우리 앞에는 여러 어려움이 놓였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국민이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다. 하지만 우리 위대한 국민은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냈고, 호국영령들의 보살핌으로 오늘의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 식순을 마친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두 사람이 대화를 하고 악수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현안 대신 안부를 묻거나 이번 순방 성과 등에 대한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세 번째다. 앞서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4월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50분 간 대화를 나눴다. 이어 그해 5월 윤 대통령 취임식에서 짧은 만남을 한 뒤로는 지금까지 두 사람의 직접적인 만남은 없었다. 다만, 지난 8월 윤 대통령이 부친상 중에 박 전 대통령이 전화를 통해 위로를 전한 적은 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으로 보수 결집 발판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TK(대구·경북)마저 윤 대통령 지지율이 감소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고, 급기야 유승민 전 의원·이준석 전 대표 중심의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에 균열이 생긴 상태다. 윤 대통령이 순방 직후 달려간 것도, 박 전 대통령을 향한 ‘화해 제스처’를 통해 보수 분열을 막고 표를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