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유튜브의 ‘유퀴즈(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가 되고자 합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열린 웹 예능 ‘게임부록’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을 이끈 이승열 프리콩 총괄PD는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아프리카TV 자회사이기도 한 프리콩이야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이니 그러려니 하겠는데, ‘티몬’이 왜 여기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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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를 언급하며 다부진 각오를 밝힌 이 ‘게임부록’은 알고보니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함께 브랜드·상품 마케팅을 연계한 웹예능이었다. 국내 첫 게임전문 토크쇼 형태의 웹예능으로 ‘슈퍼주니어’ 김희철과 유튜버 김성회, ‘게임 캐스터’ 성승헌을 배치, 게임 콘텐츠와 커머스, 브랜드를 유기적으로 연계한다는 게 바로 티몬의 전략인 셈이다.
둘러보면 티몬뿐이 아니다. 이커머스는 물론 백화점과 편의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강자들까지 바로 웹예능·웹드라마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 열풍에 올라탔다. 기존 TV·신문을 통한 전통적 방식의 광고만으론 모바일, 특히 영상을 통해 실감 나는 정보를 얻으려는 소위 ‘요즘 세대’엔 도통 통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웹예능·드라마를 통해 브랜드 자체를 홍보하는 마케팅을 ‘브랜디드 콘텐츠’라 하는데,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다보니 자연스레 그 브랜드와 상품을 접하게 되는 방식이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한 보고서를 통해 “누가 콘텐츠를 만들었냐가 아니라 콘텐츠 자체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궁극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며, 브랜드도 이미지를 제고하고 제품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 유통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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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이 열풍의 정도를 살펴보자. 롯데백화점은 평행세계 ‘로떼배카르’ 대륙을 유튜브에 만들고, 이 대륙 최강자를 위한 칭오 ‘오떼르’가 되기 위한 K-공주의 미션 수행기를 담아냈다. 유튜브 채널 ‘오떼르 Hauteur the day’는 걸그룹 ‘이달의소녀’ 츄가 참여한 웹예능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운영하는 패션기업 한섬은 유튜브 채널 ‘푸쳐핸썸 Put Your HANDSOME’을 통해 웹드라마 ‘핸드메이드 러브’와 ‘바이트 시스터즈’를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계는 오히려 웹예능·드라마를 내지 않은 업체가 드물 정도다. 티몬은 이번 게임부록에 앞서 개그맨 정준하가 참여한 ‘광고천재 씬드롬’으로 톡톡한 성과를 봤고 SSG닷컴은 영화감독 장항준의 ‘하루살이 짱상무’, 11번가는 방송인 강남의 ‘열일사원’ 등 웹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샵을 운영하는 G마켓은 유튜브 채널 ‘INSSAOPPA G [인싸오빠]’를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소비자들 공략에도 ‘성공적’인 마당이다.
편의점 업계에선 GS25가 유튜브 채널 ‘이리오너라’를 열고, 대놓고 “가장 예능에 진심인 편의점 채널”이라고 앞장 섰다. ‘본격 편의점 예능 연구소’라고 자칭한 이 곳에선 개그맨 이용진의 ‘못배운놈들’ 가수 이찬원의 ‘모아놨또’, 가수 KCM의 ‘편의점미식회’, 걸그룹 ‘카라’의 허영지의 ‘갓생기획’ 등 다수의 웹예능이 전개되고 있었다. 경쟁자 CU의 유튜브 채널은 “이 구역의 편의점은 나야”라고 자신했다. 편의점 업계 최초 웹드라마 ‘단짠단짝 요정사로 주목을 받았던 CU는 최근에는 가수 데프콘의 ’쓔퍼맨‘으로 웹예능에 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