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은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의 입장에 두는 능력을 말하며 인간의 필수적인 뇌의 능력이다. 반대로 사회적 집단에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남을 이해하지 않는 사람들은 집단 내에서 번성할 수 없다. 최근 연구자들은 공감 능력과 관련된 뇌 구조가 어느 부분인지 MRI를 통해 연구를 하였고, 다른 사람을 돕는 방법을 배우거나 실행할 때 전방 대상 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이 활성화 되는 것을 통해 공감 중추가 여기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뇌의 인지기능은 IQ로 측정할 수 있고, 공감 지수는 EQ, 사회 지수는 SQ로 측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나의 공감 지수나 사회 지수가 얼마나 되는지 측정해 본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공감 지수를 쉽게 측정할 수 있다. 공감 지수가 낮은 사람들의 예를 들면, 친구와 약속 시간을 못 맞춰도 크게 걱정하지 않거나,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주의하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에 더 집중하거나, 상대방이 화를 낼 때 그 사람의 문제이지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영화를 볼 때 감정적으로 몰입하지 않는 경우 들이 있다.
공감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공감 능력은 충분히 기를 수 있다. 공감이 잘 안되는 이유는 상대방의 이야기가 잘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감정적으로 공감하기 전에 상대방의 마음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인지적 공감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공감(empathy)과 동정(sympathy)는 비슷해 보이지만 확연한 차이가 있다.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함께 나누는 양방향의 감정인 것에 반해 동정은 상대방의 고통이나 불행을 보며 가엾게 여기는 일방향의 마음이다. 그러나 공감이나 동정은 모두 마음이 다른 사람을 향해있는 이타적인 감정이라 할 수 있겠다.
제레미 리프킨이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기술 하였듯이 현 시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감이 필요하며,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미래 사회를 공감의 시대라고 천명하였다. 지금 우리 사회는 대립과 갈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태에서 위기 극복을 위해 개개인의 공감 능력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공감 능력은 뇌 호르몬과 연관성이 있는데 연구에 따르면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일컫는 옥시토신의 수치가 낮으면 공감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공감 능력 차이의 10%는 유전자 때문이며, 여성이 남성보다 더 공감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유전자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것은 자폐증 환자에서 공감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에서 증명된다. 자폐증 환자에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안면식별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사람의 표정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폐증 환자의 경우에서도 적절한 사회적 경험이 쌓이면 충분히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생후 6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급격하게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자들은 커피 한잔을 마시며 몇시간을 이야기 할 수 있으나, 남자들은 대부분 술이 들어가야 이야기가 가능하다. 즉, 많은 남자들이 사회적 자폐증을 앓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사회에서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지 않으며, 정파간의 대립을 계속하는 것도 사회적 자폐증의 하나에 해당한다. 후세에 물려줄 건강한 미래 사회를 위해 이제는 마음의 자폐를 내려 놓고 서로에게 눈을 마주치며 귀를 기울여 슬기로운 공감 생활을 해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