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0월 멕시코 제2코일센터 가동
슬리터 1기·쉐어 1기 등 설비 발주 마쳐
“준공시 연간 7만톤 컬러강판 가공·판매”
멕시코, 북미 시장 공략 위한 ‘전초기지’로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철강업계 3위 동국제강이 올 하반기 멕시코에서 제2 코일센터를 준공하고 가전제품에 주로 쓰이는 ‘컬러강판’의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선다. 미국과 맞닿아있는 멕시코 지역을 컬러강판 판매 거점으로 삼아 최근 가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 동국제강 멕시코 제1 코일센터 전경.(사진=동국제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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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멕시코 께레따로 지역에서 이르면 오는 10월 준공을 목표로 제2 코일센터 증설에 착수했다. 이는 지난 2008년 몬테레이 지역에서 세운 1센터에 이은 두 번째 공장이다. 코일센터는 코일 형태로 출하하는 강판을 가져다 고객이 원하는 길이와 넓이로 잘라주는 가공센터를 뜻한다.
동국제강은 이번 증설을 위해 14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말 부지 계약도 마쳤다. 공장 설비는 슬리터 1기, 쉐어 1기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발주에 들어간 상태다. 준공 시 연간 7만톤(t) 규모의 컬러강판 가공 판매가 가능해진다.
컬러강판은 열연강판에 표면처리를 해 색깔이나 무늬, 질감을 입힌 강판으로 철강업계에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주로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활용하다가 몇 년 전부터 건물 외관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고급 건축 내·외장재로도 쓰임새가 확대됐다. 동국제강은 주력 제품인 봉형강(철근·H형강 등)에 이어 컬러강판을 신성장동력을 삼고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 동국제강이 생산하는 컬러강판.(사진=동국제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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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관계자는 “북미 지역에서 가전 수요가 크게 늘면서 후방 산업인 철강 제품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라며 “미국과 붙어 있는 멕시코를 북미 수출 증대를 위한 ‘JIT(Just in Time·적기 공급 생산)’ 전초기지로서 삼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멕시코는 미국 현지 대비 인건비가 저렴해 국내외 가전사, 철강사, 자동차회사의 주요 투자처로 꼽힌다.
특히 이번 멕시코 2공장 증설은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지난해 발표한 ‘DK 컬러비전 2030’의 공식적인 첫 투자라는 의미도 있다. 당시 장 부회장은 “현재 85만t 수준(2020년 기준)인 컬러강판 생산 규모를 10년 뒤인 2030년까지 100만t으로 확대하고,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국제강은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컬러강판의 글로벌 판매량을 늘리고, 해외 생산 거점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멕시코, 인도, 태국 3개국 3개 거점을 2030년까지 7개국 8개 거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미국, 폴란드, 베트남, 호주 등에 신규 거점 구축을 검토 중”이라며 “컬러강판 추가 증설을 위해 해외 현지 라인 구축이나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국제강의 컬러강판 해외 수출량은 약 40만t(2020년 기준)에 달한다. 연간 생산량(85만t)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판매량의 42%는 멕시코와 인도, 태국 등 3개국 거점 코일센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이중 멕시코 판매량이 가장 많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멕시코 컬러강판 판매 성수기는 9~10월경”이라며 “이르면 10월 제2공장 증설 시 고부가 컬러강판 제품 판매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