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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연구와 빅파마 실무 경험 두루 갖춘 이상훈 대표
에이비엘바이오는 2016년 2월 당시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에 있던 이상훈 대표가 동료 14명과 함께 창립한 회사다.
서울대 사범대 생물학과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마친 그는 1989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로 건너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중반경부터 하버드 의대와 스탠퍼드대 등에서 약 5년간 박사후 연구원으로 항암 물질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이 대표는 국내외 회사를 두루 경험한다. 미국 카이론(CHIRON, 2006년 스위스 노바티스에 합병),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제넨텍(2009년 로슈에 합병), 미국 엑셀레시스(EXELIXIS) 등 글로벌 제약사(빅파마) 4곳에서 항체치료제 중심 항암제 발굴 및 임상 지원 등의 업무를 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2009년 이중항체 전문기업 파멥신(208340)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다. 이후 2013년에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로 옮겨 갔다.
이 대표는 “한화케미칼에서 함께했던 동료들과 항체 기술 개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파멥신을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삶(a better life)을 만들자’라는 모티브로 에이비엘바이오라 사명을 정하고 두 번째로 창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3년부터 로슈나 아스트라제네카의 많은 포트폴리오가 이중항체로 구성되기 시작했다”며 “각 질환에 더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이중항체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 플랫폼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 코스닥 상장한 원동력은?...초기 파이프라인 ‘ABL001’
에이비엘바이오는 창업한 지 약 2년 반만인 2018년 12월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코스닥 상장 원동력에 대해 이 대표는 “2016년 설립 때 ‘ABL001’이라는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의 쥐 실험과 세포주 개발을 마친 상태였다”고 운을 뗐다. ABL001은 이중항체 표적 항암치료제로 ‘혈관상피세포성장인자(VEGF)’와 ‘신생혈관조절단백질(DLL)-4’라는 생체 내 물질을 동시에 잡는 물질이다.
그는 “암세포가 증식하기 위해 다양한 혈관 조직이 생성되도록 관여하는 VEFG와 DLL4 중 로슈의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이 VEGF를 타깃하지만 내성이 생겼다”며 “ABL001은 두 가지 물질을 동시에 잡는 효과가 쥐 실험에서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국립항암센터 항암신약개발사업단 프로그램에 ABL001로 지원해서 원숭이 독성 실험을 완료하고 임상 1상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18년 7월 미국 트리거 테라퓨틱스(현 컴패스 테라퓨틱스)에게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ABL001의 전 세계 판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5억4610만 달러(한화 약 65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ABL001의 임상 1상 진입과 기술이전 성공 등의 성과가 코스닥 상장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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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항체 전달 플랫폼 기술 고도화...“파이프라인별 차별화된 사업전략 갖춰”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약물을 공격하려는 타깃 뇌세포나 암 세포로 전달하는 항체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이른바 그랩바디(Grabody) 플랫폼 시리즈다. 불필요한 물질을 차단하는 뇌의 세포막, ‘혈액뇌관문(Blood Brain Barrier·BBB)’을 뚫고 약물을 전달하는 ‘그랩바디’-B와 암세포의 표면 수용체에 붙는 추가 항체를 붙여 효과를 높이는 ‘그랩바디-T’, 면역 세포의 작용 강도를 조절하는 항체를 추가하는 ‘그랩바디-I’ 등이다
이 대표는 “그랩바디 플랫폼은 특정 세포와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항체를 붙이는 기술이다”며 “창업 당시 지금의 생체 내 전달 플랫폼은 매우 초기 개발 단계였다. 지난 5년 간 꾸준히 연구해 원숭이 실험 단계까지는 상당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자체적으로 분석할 만큼 기술을 고도화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에이비엘바이오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의 그랩바디-B기술을 접목한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관련 신약 후보물질 ‘ABL301’을 총 10억6000만 달러(한화 약 1조279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ABL301같은 뇌 질환 관련 신약 후보물질은 임상에 필요한 비용 등이 크기 때문에 비임상단계에서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다”며 “반면 항암제 물질은 임상 1상까지 진행한 다음 기술이전하는 전략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사노피가 직접 검증한 끝에 우리 물질을 가져갔다”며 “우리가 가진 전달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의 가능성을 앞으로도 입증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