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 12일 외할머니 석모(48) 씨의 내연남 A씨를 상대로 유전자(DNA) 검사를 했으나 숨진 아이와의 친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3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달 10일로, 부검 결과까지 나오지 않을 만큼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시신은 같은 건물 바로 아래층에 사는 석 씨가 발견했고, 석씨 남편인 아이의 외할아버지가 신고하면서 사건은 드러났다.
이에 6개월 전 집을 떠난, 친모로 알려진 김모(22) 씨가 살인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실상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김 씨의 어머니인 석 씨가 숨진 아이의 친모로 밝혀지면서 의문점이 늘어났다.
경찰이 아이의 사인 등을 밝히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김 씨와 불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다른 가족으로 유전자 검사를 확대해 보니 석씨와 일치했다.
다만 경찰은 석 씨가 아이의 출생신고를 했거나 병원에서 진료한 내역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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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딸이라고 생각하고 석 씨의 딸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석 씨가 아이들을 바꾼 것으로 보고 추궁하고 있으나, 석 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A씨를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구속했다. 아이를 빼돌려 방치했다는 혐의다.
가장 큰 의문점은 김 씨의 실제 딸이자 석 씨의 진짜 외손녀의 행방이다.
경찰은 숨진 여아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였고, 김 씨가 낳은 여아는 출생신고 이후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숨진 여아는 김 씨와 전남편 홍모 씨가 출생신고한 딸의 이름으로 불리며 자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석 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데 관여한 조력자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재 유력한 조력자는 석 씨가 낳은 아이의 친아버지다.
석 씨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바탕으로 관련된 남성들의 유전자를 대조했지만 숨진 아이와 일치하는 남성은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행방을 알 수 없는 아이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으며 석 씨와 김 씨 모녀의 공동 범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