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해외 순방에 나선 박 의장은 이날 스웨덴 공식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가진 양국 국회의장 회담에서 △전쟁 불용 △평화체제 구축 △남북 공동번영을 남북 관계 3원칙으로 제시한 뒤, “남북당국 간 합의가 있어도 우리 의회의 동의와 지지가 있어야 남북 당국 간 합의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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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장은 이어 “최근 공무원 피살 사건은 1953년 이후 지속된 남북 정전체제가 불안정하다는 증거”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체제로 전환을, 저는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이런 제안에 대해 북한 당국이 진정성 있고 실현 가능성 있는 제안이라는 신뢰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의장은 “북한 문제는 한반도에 국한된 게 아니라 전 세계 평화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스웨덴은 한반도의 평화 증진을 위해 오래 전부터 노력해 왔다”고 답했다.
박 의장은 또 스웨덴의 타협의 정치 문화를 거론하며 “한국은 아직 협치문화가 정착하지 못했는데 주된 원인 중 하나는 헌법 제도”라며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는 정당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시스템 때문에 타협의 문화가 잘 정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의 이런 발언은 노를리엔 의장이 회담에 동석한 여야 의원들을 소개하며 “저희가 다른 정당 소속이지만, 서로 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박 의장은 지난 7월 제헌절 기념식 경축사에서도 “앞으로 있을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까지가 개헌의 적기”라며 개헌론을 주창한 바 있다.
한 시간 가량 이뤄진 이날 회담에서 스웨덴 의원들이 국제 현안 관련 질문을 쏟아내자 박 의장이 “청문회를 하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져 좌중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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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이 끝난 뒤 박 의장은 노를리엔 의장과 함께 스톡홀름의 유르고덴 공원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 했다. 스웨덴 한국전 참전 기념비는 한국전쟁 당시 전쟁포로와 민간인을 치료하는 등 헌신적인 노력을 보인 스웨덴 참전 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국빈 방문 때 건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