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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20년]③싱글맘 생활보조금 받으며 소설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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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17.06.26 06:00:37

1997년 英 '해리 포터' 출간 비화
12개 출판사서 퇴짜 맞기도
'판타지는 가볍다' 편견 깨고
국내 청소년 문학 시장 창출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영국 작가 J. K. 롤링(52)은 1997년 6월 26일 영국의 중소 출판사 블룸즈버리를 통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출간했다. 원고는 이미 1995년 완성돼 있었다. 1994년 이혼 이후 생활보조금을 받으며 홀로 딸을 키웠던 롤링이 아이와 자신을 위해 쓴 것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이었다. 원고를 받은 출판사들은 내용이 길다는 이유로 번번이 출간을 거절했다. 그렇게 12번이나 고배를 마신 롤링은 마침내 블룸즈버리와 계약을 맺고 작가로 데뷔하게 됐다. 20년 전인 1997년 6월26일 ‘해리포터’ 시리즈가 탄생했다.

△전 세계 79개국 출간 4억5000만부 판매

20년이 지난 지금 ‘해리포터’ 시리즈는 21세기를 대표하는 판타지 소설로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소설은 2007년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로 막을 내렸다. 이후로도 영화, 연극 등으로 꾸준히 다뤄지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 79개 언어로 번역돼 4억500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를 기록한 역사에 남을 작품이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1999년이다. 출판사 문학수첩에서 독점으로 계약해 출간을 시작했다. 당시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었던 김은경 현 문학수첩 대표가 어린이 책인 ‘해리포터’ 시리즈 1~3권이 영국과 미국에서 나란히 베스트셀러 1~3위에 오른 것을 신기하게 생각해 출판 계약을 추진했다. IMF 사태로 환율이 올라 계약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아버지이자 문학수첩의 전 대표였던 시인 김종철에게 자신의 혼수자금으로 마련한 돈으로 계약하겠다고 설득해 출판 계약을 성사시켰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높은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문학수첩에 따르면 2017년 5월 말 기준으로 1453만부를 판매했다. 인기만큼 사건사고도 많았다. 해적판이 시중에 나돌면서 인쇄업자를 잡기 위해 경찰과 함께 잠복해 검거하는 일도 있었다. ‘해리포터’ 다음 책이 언제 나오는지 궁금해 하는 독자의 성화에 출판사 사무실 전화가 마비되기 일쑤였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 작가 J. K. 롤링(사진=AP 뉴시스).

△판타지·청소년 문학 관심 높여

‘해리포터’ 시리즈가 문학계에서 처음부터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다. 출간 당시 영미권의 주류 평단은 “여러 장르 소설의 영리한 조합일 뿐 독창성은 거의 없고 인물도 상투적”이라는 비난을 보냈다. 각종 문학상도 ‘해리포터’를 외면했다. 국내에서도 아동문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독자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무엇보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판타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영향을 받아 ‘트와일라잇’ ‘메이즈 러너’ 등의 판타지 시리즈가 꾸준히 출간됐다.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스티븐 킹은 “‘해리포터’ 시리즈는 뛰어난 상상력만이 해낼 수 있는 업적”이라면서 “이 시리즈는 시간의 평가를 이겨내고 앨리스·허클베리핀·프로도·도로시와 함께 최고의 책이 보관되는 서재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국내에서는 ‘청소년 문학’ 시장을 만드는데 역할을 했다. 문학수첩 관계자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국내에서 사랑 받음으로써 출판계에 ‘청소년 문학’이라는 시장이 생겨 새로운 독자층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판타지 장르에 대한 인식도 다라졌다. 관계자는 “‘해리포터’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그동안 외면 받았던 판타지 책들의 번역서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스핀오프 연극·영화로 인기 이어가

‘해리포터’ 시리즈가 이토록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도 ‘재미’ 때문이다. 문학수첩 관계자는 “한 소년의 성장기와 통과의례를 다룬 고전적인 이야기이자 우정·가족애·선악 의식 등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줄 긍정적인 요소로 가득하다”며 “국가와 성별을 초월해 아이들을 매료시킬 요소가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인기는 이제 스핀오프(기존의 작품에서 파생된 작품)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영국 웨스트엔드의 팰리스 극장에서는 연극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가 초연으로 올라 화제가 됐다. 같은 채 출간된 대본은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으며 현재까지 22만5000부가 판매됐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책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도 지난해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는 영국 런던에서 ‘해리포터’의 후일담을 본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연극을 보고 극장 밖을 나와 다이애건 앨리를 비롯한 ‘해리포터’에 나오는 공간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뮤지컬로 제작된 것처럼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법을 무대의 특수효과를 이용해 구현하는 뮤지컬도 충분히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7년 6월26일 출간된 해리 포터 제1권 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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