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차관은 지난 17일 제주 제주시 노형동의 한 식당에서 기재부 기자단과 만나 “회사에 복수 노조가 있는데, 이 중 직원 85%가량이 가입한 대표 노조의 찬반 투표와 노사 협상을 거쳐 합법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
하지만 한국전력공사·한국수자원공사 등 33개 공기업 노조로 이뤄진 공기업정책연대는 지난 11일 성명을 내고 “김 차관은 동서발전 사장 재임 시절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관리자를 동원해 개별 조합원에게 찬성하라고 종용하는 등 찬반 투표에 개입했다”며 “성과연봉제 선봉장인 김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통치 이념과 국정 운영 기조에 부합하는 인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인사 철회를 요구한 것이다.
|
동서발전에는 현재 노조가 2개가 있다. 노동조합 가입 대상 1666명 중 1378명(82.7%)이 가입한 한국동서발전노동조합(제1 노조)이 교섭권을 가진 교섭 대표 노조다. 이외 조합원 269명(16.1%)으로 이뤄진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제2 노조)이 있다.
발전산업노조(2노조)는 민주노총과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을 상급 단체로 두고 있다. 반면 동서발전노조(1노조)는 별도 상급 단체가 없는 기업별 노조다. 대법원은 지난해 6월 동서발전 사 측이 민주노총 소속 발전산업노조(2노조)를 무력화할 목적으로 기업별 노조 전환을 시도한 것을 불법 행위로 인정하고 발전산업노조가 동서발전과 이길구 전 사장 등 임직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7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차관 얘기는 교섭권이 없으므로 당시 성과연봉제 도입 찬반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은 발전산업노조(2노조) 측이 “제도 도입 과정이 적절치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관련 법규상 소수 노조(2노조)는 투표권이 없다”며 “동서발전노조(1노조)가 대표 노조로 투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한 것이므로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실제로 동서발전노조(1노조) 측은 공기업정책연대의 성명 발표 다음날인 지난 12일 “김용진 사장과 함께한 노사 교섭장은 소통의 창구였으며 협력으로 동행하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창조하는 열린마당이었다”면서 “기재부 제2차관에 임명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정반대 성격의 성명을 내놨다.
김 차관은 “당시 동서발전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정부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방침을 발표해 그 직후부터 전국의 각 사업장을 찾아다니며 직원과 대화하고 설득을 했다”면서 “나중에는 이러다가 내 몸이 못 버틸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차관은 당시 공기업 사장으로서 도입에 발 벗고 나섰던 성과연봉제를 이번에는 자기 손으로 직접 없애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성과연봉제 폐지를 공약했기 때문이다. 기재부 2차관은 예산과 재정, 공공 부문 정책을 담당하는 자리다.
기재부는 지난 16일 김 차관 주재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서발전의 한 직원은 “김용진 사장이 성과연봉제를 체결하고 김용진 차관이 이를 다시 없애야 한다니 아이러니한 일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