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수주 잔량은 전년동기와 비교해 25.6%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당시 현대중공업(00954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의 수주잔량을 합한 금액은 1253억달러였지만 올해 상반기 수주잔량은 931억달러로 파악됐다.
조선 빅3 중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회사는 현대중공업이다. 올 상반기 탱커 4척, LNG운반선과 LPG운반선을 각각 2척, 1척씩 수주하며 1조6100억원(14억900만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주 물량이 인도 물량보다 적어 빅3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에 비해 30% 이상 감소했다. 조선, 해양플랜트 분야 수주가 올해 달성목표의 11.7%, 13.0%에 그치는 수준이다.
대우조선은 탱커 4척과 LNG운반선 2척을 수주하며 상반기 8100억원(7억1000만달러) 규모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이 중 탱커 2척은 루마니아 자회사에서 수주한 물량을 이관받아 자사 실적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수주잔량은 전년보다 22.8%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은 극심한 수주가뭄을 겪고 있다. 상반기 조선·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없다. 최근 이탈리아 국영에너지 기업 ENI사와 LNG생산설비(FLNG) 건조 계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자존심은 살렸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타사보다 높은 해양플랜트 수주잔량 비중이 유가변동에 따라 골칫거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져 해상물동량이 줄고 상선 인도물량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고가 해양플랜트의 계약 취소·연기 등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업계에서도 암울한 하반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채권은행이 저가 수주를 경계하고 나서고 있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 아니면 수주하지 않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수주가 대폭 증가하는 상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1척당 9700만달러였던 초대형원유운반선 가격은 8700만달러로, 1억1600만달러였던 1만3000TEU급 선박 1척의 가격은 1억1000만달러로 떨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탱커 발주도 지난 2년새 수요 이상을 넘어서면서 과잉이 있는 상황이고 컨테이너선 발주도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정도의 물량이 나오진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해운업계의 얼라이언스 재편으로 인해 발주가 재개될 수는 있지만 그 양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 빅3 노조의 파업 압박도 실적 악화의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4시간 파업했고, 22일에는 7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으로 중단된 생산라인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22조1063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이날 4시간에 걸친 파업을 진행했다.
▶ 관련기사 ◀
☞조선 총파업, 예상보다 참여 저조..여름휴가 맞아 동력 잃을 듯
☞현대重, 상반기 41억1200만달러 수주..전년比 44.4% 감소
☞현대重 "부분파업으로 선박 제조 중단 등 생산 차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