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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제유가가 거칠 것 없는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간밤(현지시간 7일)에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67센트, 1.4% 뛰어오른 배럴당 50.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유가가 50달러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21일 이후 근 11개월만에 처음이었다. 특히 `마(魔)의 가격대`라고도 불렸던 배럴당 50달러선을 큰 저항없이 넘어섰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을 점치는 기대섞인 전망도 힘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원유시장에서는 각종 호재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반등 초기만 해도 헤지펀드 중심의 투기적인 선물 매수세가 가격을 끌어올리거나 중국의 전략적 비축유 쌓기, 달러화 약세 등 한 두 가지 재료에 의해 움직였다고 한다면 최근에는 여러 호재가 뒤섞여 상승작용(=시너지)을 일으킨다고 할 수 있겠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차일피일하면서 달러화는 약세로 가고 있고 선물 매수 포지션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게다가 중국과 인도의 원유 수입 수요가 탄탄한데다 나이지리아와 캐나다 등지에서의 원유 생산 차질까지 빚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같은 재료들로 인해 글로벌 원유시장내 구조적인 수급상황이 완벽한 균형점을 향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의 언급대로 이란은 하루 평균 38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면서 예상보다 훨씬 서둘러 경제제재 이전 수준까지 공급량을 확대했고 사우디아바리아도 최근 5분기 연속으로 산유량을 늘리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증대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이 유지되고 있지만 비(非) OPEC에서의 산유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공급과잉이 서서히 해소되고 있다. 실제 올 2분기만 놓고봐도 사우디와 이란에서의 산유량이 전년동기대비 40만배럴(하루평균) 정도 늘었지만 비OPEC 산유량 감소분은 48만배럴이나 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5월초 사상 최고치를 찍은 원유 재고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새벽에 미국 석유협회(API)가 발표한 지난주 원유 재고도 시장 예상을 웃돌아 360만배럴이나 줄었다. (☞기사참고: 6월2일자 [증시키워드]OPEC회의,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
더욱 고무적인 것은 비단 원유 뿐만 아니라 다른 원자재가격도 눈에 띄는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이 22개 원자재가격을 추종해 산출하는 블룸버그원자재지수는 이미 지난 1월20일 기록한 저점보다 21%나 뛰면서 공식적인 강세장(bull market)에 진입하기도 했다. 원유 외에도 대표적인 산업용 금속인 아연 가격은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3년째 하락했던 금(金)값도 올들어 플러스(+)로 돌아섰다. 엘니뇨에 따른 기상이변 탓에 중남미 등지의 수확량이 줄면서 대두 등 농산물 가격도 함께 뛰고 있다.
이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주식시장에도 분명한 호재다. 주식과 원자재는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서 운명을 함께 하고 있는 자산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와 금융주(株) 모두 국제유가 급락과 함께 추락했었던 만큼 원자재값 반등이 가져올 에너지주와 금융주에 대한 재평가도 시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