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대 명품인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패션·잡화·의류 매장이 위치한 7층에는 커다란 쇼핑백을 양손에 쥐고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고, 화장품·향수·액세서리 등이 있는 8층에는 설화수·후(后) 등 한국(K) 뷰티 제품들을 구매하려는 인파로 매장이 가득 찼다. 월드타워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하루평균 3000~4000명 수준이다.
|
월드타워점 화장품 매장에서 10년간 근무해 온 30대 여직원 A씨는 오는 7월부터 ㈜두산(000150)이 운영하는 두타면세점으로 이동한다. 브랜드 파견직원인 A씨는 다행히 신규 면세점에서 인력이 필요해 새 일터를 구하게 됐다. A씨는 “저는 두타면세점으로 가지만 아직 갈 곳을 찾지 못한 직원들이 많다”며 “매대 직원들은 브랜드뿐 아니라 매장에 대한 애착이 큰데 10년 넘게 근무한 곳에서 떠나려고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
그나마 다행인 건 롯데가 용역업체 직원들의 고용을 이어가기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세청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신규 면세점 특허 4곳(대기업 3곳, 중견·중소기업 1곳)에 대해 공고를 내면 11~12월 중에 문을 다시 열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브랜드 파견직원들은 본사 정책과 개인별 상황에 따라 영영 월드타워점을 떠나야 하는 이들이 많다.
월드타워점에서 21년째 근무하고 있는 중간급 간부 B씨는 “월드타워점에서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길 꺼린다. 6개월 동안 잠시 쉬거나 다른 곳에서 근무하다가 돌아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무것도 결정된 건 없다”며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갈수록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하니 애가 탄다”고 말했다.
|
월드타워점이 위치한 잠실은 서울시에서 지정한 관광특구 6곳 중에 한 곳이다. 명동·남대문, 동대문 패션타운, 종로·청계에는 이미 면세점이 들어서 서울 도심 일대는 이미 포화상태다. 서울 광진구에 있는 SK워커힐면세점이 지난 16일 특허만료로 문을 닫게 되면서 동남권에는 면세점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게 됐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10년 단위로 면세특허를 심사한다고 정책을 발표했지만 결국 20대 국회에서 법(관세법)이 바뀌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번에 롯데·SK(034730)와 같이 중도에 사업을 철수해야 하는 기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롯데면세점, 中企 상생을 위한 '파트너스 데이'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5~13일 中관광단 8000명 유치
☞ [단독]이랜드, 서울면세점 합작 러브콜...합종연횡 '서막'
☞ [현장에서]면세업 출사표 현대百, 신세계·이랜드 동향에 촉각
☞ '정유경의 신세계', 면세점에 달렸다..경영능력 시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