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아웃도어]중고 캠핑용품 사기에는 지금이 '딱'

장영은 기자I 2014.08.14 08:03:12

성수기 한철 사용한 ''새것같은'' 중고 물량 쏟아져
충동구매 따른 부작용에 공급 많고 불황에 수요도 늘어
"캠핑 한창때인 지금이 좋은 물건 건지기 가장 좋다"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대기업 부장이자 중학생, 고등학생 자녀를 둔 이건우(45)씨는 지난달 여름 휴가를 앞두고 꿈에 그리던 캠핑을 시작해 보기로 결심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캠핑용품 구매였다. 이씨는 한번에 풀세트로 250만원에 달하는 캠핑용품을 사들였다.

하지만 캠핑을 한번 다녀온 후 버너와 타프만 빼고 다른 용품은 모두 중고장터에 팔고, 다른 중고 상품을 다시 샀다. 이씨는 “복잡한 건 질색이라 매장 직원의 추천만 받아 장만했는데 막상 써보니 불편하고 취향에도 맞지 않았다”며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중고로 팔고 저렴한 중고용품 중에서 내게 맞는 제품을 사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캠핑 중고 시장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보통 사용할 만큼 사용한 이후에 중소시장에 내놓는 게 일반적이어서 비수기나 어느 정도 사용한 이후에 중고시장에 물건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지만, 캠핑 용품은 한참 성수기인데도 중고 시장 매매가 적지 않다.

◇ 한번 쓰고 되파는 ‘최상급’ 중고 봇물

캠핑 성수기를 맞아 새로 장만한 제품들이 중고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제공: 캠핑트렁크)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중고 캠핑용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6% 늘었다. 특히 중고 캠핑용품 매출 신장률은 6월 42%, 7월 56%, 8월 68%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옥션 중고장터에서는 지난달 한달동안 텐트, 타프, 그늘막 등 텐트류의 거래가 전월대비 65% 증가했고, 테이블과 의자, 화로, 침낭 등 캠핑 소품도 45% 늘었다. 바비큐 그릴(70%), 캠핑의자(80%), 화로댜(70%) 등 관련 소품 거래도 급증세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다. 중고 캠핑용품 전문 매장인 캠핑트렁크는 지난주부터 매일 평소보다 2배 이상의 중고 물량이 들어와 매장에 다 놓지도 못할 정도이다. 또 다른 중고 캠핑용품 전문점 고릴라캠핑은 판매가 전년대비 50% 정도 늘었다.

이처럼 캠핑시즌에 중고 물품이 늘어나는 이유는 캠핑의 인기 때문이다. 중고로 캠핑용품을 파는 이들은 캠핑을 그만두려는 게 아니라, 기존 제품을 중고로 팔고 다른 유형이나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또 중고로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캠핑용품 교체 주기도 점차 짧아지는 추세다.

남정남 캠핑트렁크 대표는 “지난해에도 6~8월에 중고 물품이 많이 들어오긴 했는데 올해는 물량이 훨씬 더 늘었다”며 “사용횟수가 몇번 안 되는 새것과 다름없는 제품들도 있어 중고 구매를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지금이 최적기”라고 조언했다.

중고 캠핑용품에 대한 수요도 많다. 불황에 알뜰 캠핑족이 늘고 있는데다 감성 캠핑, 미니멀 캠핑 등 다양한 유형의 캠핑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저렴한 중고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용횟수와 제품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중고 캠핑용품은 보통 새 제품 가격의 절반 가격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방교환 고릴라캠핑 대표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중고 캠핑을 찾는 고객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새로운 제품을 (점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자마자 구매 연락이 올 정도”라고 전했다.

◇ “중고용품 구매할 때는 더욱 꼼꼼히 살펴야”

사진으로는 제품의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힘들다. 오프라인 중고 캠핑용품 매장에서도 매장을 직접 방문해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제공: 고릴라 캠핑)
하지만 저렴하다고 대충 보고 샀다가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쓰디쓴 교훈만 확인하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중고용품을 구매할 때는 새 제품보다 더 철저한 사전 조사와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단 온라인 직거래든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든 사려는 제품에 대한 사전 정보 확인은 필수다. 제품 하자로 인한 리콜 등의 이슈는 없었는지, AS는 가능한 상품인지를 비롯해 중고 시세도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또 사진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사용 횟수, 기스나 하자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시간과 노력이 좀 더 들어가기는 하지만 제품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온라인상으로는 사진에 찍힌 것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곰팡이, 나사, 이음새 등의 세세한 부분을 확인할 수 없어 실제 제품을 확인하고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직거래는 교환이나 환불도 힘들어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이맘때에는 중고로 들어오는 상태가 좋은 텐트를 미리 선점하는 것도 요령이다. 보통 이 시기에 중고 캠핑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랜턴이나 화로대 등 캠핑 소품을 위주로 찾는다. 하지만 새로 들어오는 중고 제품 중에서는 텐트 비중이 80%에 달할만큼 많기 때문에 한철 쓰고 중고 시장에 나온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중고 캠핑용품 전문점 캠핑트렁크
중고 캠핑용품 전문점 캠핑트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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