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수근 온라인총괄부장] 현대 마케팅의 1인자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2010년 역작 ‘마켓 3.0’에서 시장의 진화를 ‘제품 중심’ ‘소비자 지향’ ‘가치 주도’의 3단계로 해석했다.
마켓1.0에서는 시장을 ‘물리적 필요를 지닌 대중구매자들’로 보고 제품을 생산한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시장의 중심이었다.
‘정보화 시대’는 시장과 고객의 관계를 바꾸었다. 소비자들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고 유사한 상품을 간단히 비교해 볼 수 있게 됐다. 마켓2.0이다. 상품의 가치를 소비자가 정의하는 시대다. 기업은 고객의 이성과 감성을 모두 감동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코틀러는 현재 우리는 또다른 마켓3.0을 목도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소비자가 가치를 주도하는 시장이다. 3.0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선택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기능이나 정서적 만족감을 충족시켜줄 뿐 아니라 영적 가치까지 담아내기를 원한다고 해석했다.
시장의 진화와 함께 주목해야할 대목이 있다. 바로 기업과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이다. ‘일대다(一對多) 거래’에서 ‘일대일(一對一) 관계’로, 이어 ‘다대다(多對多) 협력’ 관계로 이동했다.
3.0시장의 도래는 마케팅 전략에도 일대 혁신을 요구한다. 코틀러는 협력 마케팅, 문화 마케팅, 영혼 마케팅의 결합체를 강조한다.
마켓3.0은 ‘뉴웨이브 기술’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저렴한 컴퓨터와 휴대폰, 저비용 인터넷, 무상으로 제공되는 오픈소스의 확대 등 개방화된 IT 인프라가 뒤를 받치고 있다. 이같은 정보화 기술의 발전은 ‘참여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참여의 시대’의 중심에는 ‘소셜 미디어’가 있다. 소셜미디어는 대중의 지혜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정보를 연결하고 확대한다. 여기서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 주제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의견을 교환한다. 기업이 소수의 제한적인 미디어를 통해 고객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던 시대는 작별을 고했다.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폴 갈린은 ‘소셜미디어의 마케팅의 비밀’이라는 저서에서 이제부터 마케터는 ‘대화를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M 기업가치연구소는 글로벌 기업 CMO(최고마케팅책임자)들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CMO의 세 가지 책임을 ‘주도권을 가진 고객에 가치 제공’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 ‘결과 측정을 위한 가치 창출’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주력해 왔던 마케팅은 이제 주도권을 가진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CMO와 그 팀은 고객을 개개인으로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켓 3.0’ 시대에 최고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은 제왕적 스타일이 아니라 소통과 공감의 리더십이다. 구성원들을 파트너로 여기고 주주들을 감동시키며 고객과 함께 호흡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최고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바로 ‘통찰력’과 ‘소통노력’, 그리고 ‘책임감’이다.
최고경영자는 고객의 요구사항 전반을 고려해 우선순위와 계획을 결정하고, 요구사항을 종합적인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통합하며, 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기업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3주가 지났다. 그러나 정부조직법을 두고 벌이는 여야간 힘겨루기 속에 국민을 위한 정책의 수립은 커녕 국정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구태는 여전하다. 여야는 있어도 국민이 보이지 않는다. 시대정신은 3.0정치를 원하는데 2.0정치는 커녕 1.0정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고객인 국민 편에서 부단히 소통하고 오직 국민 편에서 알짜 수익률(ROI)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가치 중심의 3.0정치’는 요원한 것일까. 국민의 영혼을 울리는 큰물 정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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