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한 학원업체와의 악연..어디까지 갈까

김현아 기자I 2012.04.02 08:53:39

최태원 공판장 입구서 욕설과 고성, 몸싸움까지
청솔학원과 비타에듀간 학원강사 쟁탈전 두고 갈등 격화
감정 격화로 대화 해결 난망..법적 소송 불가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003600)그룹과 학원업체 비타에듀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비타에듀는 지난 1970년 설립된 고려학원이 전신인 온라인 업체. 온라인외에도 5개 대형 재수 및 단과학원, 3200여개에 달하는 초·중등 대상 프렌차이즈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SK 관련회사인 청솔학원이 인기강사 9명을 빼내가는 바람에 업체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하며 최태원 SK 회장 집과 공판장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SK측은 이에 대해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9년 학원사업을 포기했기 때문에 자신들은 비타에듀와 청솔학원간 학원강사 쟁탈전과는 무관하다는 것. 손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가 소유중이던 교육업체 이투스를 청솔학원에 팔면서 당시 경영이 어려웠던 청솔측이 매각대금을 전환사채로 대신해 현재 청솔 지분 16%를 갖고 있지만, 의결권이 없으며 이 마저도 공개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타에듀는`대기업 골목상권 진입` 비판 여론에 힘입어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9일 최태원 회장 공판장에선 욕설과 고성을 퍼부으며 최 회장의 법정 출두를 막기도 했다. 일부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법원직원이 "재판을 방해하면 안된다. 사법권을 발동하겠다"고 재차 경고하기도 했다. 양사 직원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공판 중에도 법정 앞 복도에선 고성이 오갔다.

비타에듀 관계자는 "SK가 우리를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지만 전면전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중소기업을 죽이는 이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멈출수 없다"고 주장했다. 

SK 관계자는 "비타에듀측이 인분을 투척할 것이라는 등 최소한의 신의도 저버리고 엄포를 놓아 집시법 위반 고발이 불가피했다"면서 "문상주 비타에듀 회장은 개인 재산만 370억원에 달하고 한국학원총연합회 서울시 지부장을 할 정도여서 중소기업이라 보기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갈등은 결국 법정에서 해결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양측의 갈등이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법원 역시 비타에듀측이 SK때문에 부당하게 피해를 봤다면 손해배상 소송을 따로 제기하라는 뜻을 밝혔다. 문상주 비타에듀 회장은 지난달 29일 최 회장 공판 시작 전 재판장에게 발언 기회를 요구했지만, 재판장은 문 회장 면담이후 "이번 기소 건과 관련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SK 관계자는 "비타에듀는 청솔로 옮겨간 강사의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팔 수 있게 해 달라, 금전적으로 보상하라는 등의 요구를 하지만, 근거없이 지원하면 배임이 되는데다 목소리만 높이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타에듀 관계자는 "SK가 도덕적 책임을 느껴 빼간 9명의 강사 중 3명 정도라도 온라인 링크를 걸어주거나 최 회장이 직접 지난 날의 잘못을 시인하는 등의 조처가 있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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