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4th 포커스][대지진 쇼크]②“한국, 지리적·기술력 유리”

이유미 기자I 2011.08.19 08:57:24

오세정 대우증권 동경사무소장

마켓in | 이 기사는 08월 19일 08시 2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오세정 대우증권
동경사무소장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려고 하다 보니 일본 산업당국에서 걱정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산업 공동화로 인해 일본의 성장 잠재력이 더 낮아지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오세정 대우증권 동경사무소장은 대지진 이후 일본 산업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이전에도 해외시장을 노리는 일본 기업들은 꾸준히 있었지만 3·11 대지진으로 일본 내 투자는 줄고 해외투자는 더욱 늘어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얘기다.

오 소장은 무엇보다 일본 기업간의 인수합병(M&A)이 단기적으로 침체상태라는 점
에 주목했다. 그는 “매수자 측은 대규모 재해 때문에 매수의욕이 감퇴했고, 매도자 역시 기업가치평가가 잘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팔려는 의지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일본 주식시장이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대지진 이전보다는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팔려는 심리보다는 우선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심리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일본 내에 뿌려지지 못한 자금은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 일본 공장이 무너지고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일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리스크 분산의 절실함을 느끼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는 곳은 해외 중에서도, 특히 한국
이다.

오 소장은 “일본은 대지진 이전부터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긴 했지만 이번 대지진이 가속화시킨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일본과 경제체제가 달라 리스크가 크고, 홍콩과 싱가포르는 멀고 땅값이 비싸다”며 “아무래도 한국이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기술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한국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해에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소프트뱅크처럼 일본의 몇몇 데이터 백업센터들도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싶어한다”며 “정보기술(IT) 분야 외에도 한국의 부품 공장도 인기를 끌고 있고, 한류의 영향을 받아 콘텐츠 문의도 많다”고 오 소장은 전했다.

한국으로 발을 넓히려는 일본의 분위기는 향후 지속될 수 있을까. 오 소장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한·EU FTA나 한·미 FTA 또한 한국의 메리트를 높이고 있어 앞으로도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많아질 것”이라며 “한국에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함께 한다는 차원에서라도 한국으로 진출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