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채권브리핑]어디를 가도 가시방석

이재헌 기자I 2011.07.26 08:58:00
마켓in | 이 기사는 07월 26일 08시 4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8월 금리인상 전망이 부쩍 커졌다. 정부가 하반기 물가안정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는 수차례 강조해왔지만 한국은행 고위급 실무진들과 가진 첫 거시정책협의회에서 또 한번 확인하자 그 파장은 컸다.

전일 채권시장에서는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약세를 예감한 시장참가자들이 단기물을 대거 매도했다. 안팎으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와 통화당국이 함께 물가에 대한 대책마련을 논의하자 미리 움직인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 수급이 시장금리를 끌어내렸지만 물가안정을 위해 당장 8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바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제 어느 기간물로 피해도 곤란한 상황이 되고 있는 셈이다.

26일 채권시장 역시 국내나 대외 모두 호재는 하나도 없다. 먼저 국내를 살펴보면 오전10시부터 정부 중앙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가 열린다. 이명박 대통령이 회의를 직접 지시한 이래 첫번째 회의여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미시적인 대책이 충분히 나오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은 더욱 커질 것이다.

간밤에 들려온 해외 소식도 좋지 않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은 너무나 지지부진해 채권시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태세다. 생각외로 협상이 길어지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채권금리는 뛰었다. 특히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이 "의회에서 부채한도를 증액해주지 않으면 다음달 2일까지 미 정부가 디폴트를 막을 수 있는 옵션은 거의 없다"고 발언하자 시장 불안감이 커졌다.

실제 이 영향으로 30년만기 미국채 금리는 7bp 상승한 4.32%를 기록하며 2주래 최고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3bp올라 3%대로 올라섰다. 또 미 국채의 파산위험을 나타내는 5년만기 크레딧디폴트스왑(CDS) 스프레드는 전날 52.9bp에서 56.1bp로 크게 상승했다. 미국채 손실에 따라 외국인이 국채시장에 대거 빠져나가기라도 한다면 국내 기관 매도도 가속화 될 것이다.

그나마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인 점이 위안거리다. 미국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88.36포인트(0.7%) 하락한 1만2592.80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7.59포인트, 16.03포인트씩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제각각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 크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시카고 연방은행이 발표한 6월 전미경제활동지수(NAI)는 마이너스 0.46으로, 전달의 마이너스 0.55보다 소폭 상승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을 향한 발걸음을 진행중인 것이 다시 확인됐다.

이외 국내에서는 오전 8시부터 청와대에서 국무회의가 진행 중이다. 오전 10시에는 지식경제부에서 전기요금 인상안이 발표된다. 한국은행은 오전10시40분부터 직매입 입찰을 실시한다.

한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현지시간으로 25일 장 마감 이후부터 미 국채선물 투자자들에 대한 요구증거금을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따른 대규모 자금 유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최근 국내에서도 투자자금 유출에 따른 규제안이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의 실질적인 방안이 나온 셈이다. 국내 시장참가자들이 챙겨야될 사안들이 또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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