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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S전망)①장기금리 추가하락 가능, 전쟁변수 상존

이정훈 기자I 2002.11.11 09:39:50
[edaily 이정훈기자] BoMS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SK증권 오상훈 투자전략팀장은 "달러화 약세로 미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채권수익률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한은의 유동성 규제와 가계대출 증가로 단기금리는 하방 경직성을 보이며 커브가 추가로 플랫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팀장은 "연말로 갈수록 대선 전후 단기 유동성 수요증대 요인, 최근 한계기업들의 신용경색 심화 현상, 계절적 현금수요 증대 요인 등을 감안하면 단기 유동성 완화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장기물 수익률의 추가적인 하향 여지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이라크간 전쟁이 금리를 급반등시킬 가능성도 상존해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보고서 전문.

지난 11월초 미 FRB의 기대수준을 넘어 선 50bp 금리인하 조치와 연이은 한은의 콜 금리 인하 조치 이후 채권시장은 당분간 금리상승 압력이 제약될 것이라는 시장기대가 쏠리면서 장기물 중심의 랠리장세가 진행되어 왔다. 이번 미 FOMC에서 기대이상의 50bp 금리인하 조치가 함축하고 있는 바는 25bp는 시장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수준이고, 나머지 25bp는 미 통화당국이 국내외적인 디플레 압력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과 앞으로 있을 대 이라크 전쟁 충격에 대한 선제적 조치인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한은의 콜금리 유지조치도 그 동안 시각이 국내의 저금리 부작용과 인플레 우려 쪽에서 점차 대외적인 디플레 압력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연내 콜금리 인상압력이 크게 희석화 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제공하는 빌미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 장기 디플레-중기 경기상승 기대 엇갈려
현재 세계경제는 당초 기대보다 회복시점이 불확실해지고 있고 내년도 전망도 연이어 하향 조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동안 막연히 내년 경기 기대감에 의한 전망이 연말로 접어들면서 점차 약화되는 추세로 현실화되고 있다. 내년 전망에 대한 각 기관들의 시각 편차가 아직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대체로 장기적 공급측면에서의 디플레 압력이 상존하는 가운데 중기적 수요측면에서의 경기순환 사이클상의 회복기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디플레이션 추세는 미미하지만 이미 지난 90년도 초부터 진행되어 온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 압력이 중기적인 경기사이클 추세에 따라 동조적으로 등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위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다는 측면에서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채권수익률은 지역별로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장기적인 하향추세가 이어져 왔다.

디플레이션은 근본적으로 수요감소 또는 공급증가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만성적인 공급확대를 초래하는 요인은 IT산업의 발전과 기업의 공급능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이들 제품의 짧은 라이프사이클로 인한 기업간 중복투자로 만성적 공급과잉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세계화(Globalization)로 인해 국가간 상품거래 규제가 크게 완화되면서 1, 2차 제품에 대한 중국 등 저 임금을 바탕으로 한 저가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범람하는 추세이고, 유통구조 개선에 따른 거래비용 축소로 대형할인점이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반면 수요측면에서는 선진국의 경우 재정적자가 일반화되면서 정부주도의 수요창출이 제약되는 가운데 냉전 종결 이후 군비축소로 인한 방위수요가 크게 줄었고, 인구 노령화와 베이비 붐 세대의 노령세대 진입으로 인한 소극적 소비세대 전락 요인, 세계 전체로 저축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추가 소비확대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 등이 중장기적 수요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경기 사이클 주기로 본다면 2000년 중반 이후 지속되어 온 하강추세에서 내년 경기회복 반전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표상의 경기반전 시그날과 회복기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디플레 압력이 진행되면서 향후 경기회복 기대와 신축적인 회복 탄력성을 점차 약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 금리인하 이후 추가적 달러화 절하정책 병행 가능성
미국경제는 현재 중기적인 디플레 압력,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의 쌍둥이 적자 재연, 대 이라크 전쟁을 앞둔 추가적인 경기하강 압력 등 대내외적 요인에 의해 향후 경기회복 기대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아시아 등에서의 저가상품 유입에 따른 수입 디플레를 차단하고, 경상수지 적자 완화를 위해 달러화를 약세 기조로 유도 시, 이는 오히려 수입 인플레로 인해 내수위축 현상을 보다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사전적으로 기대 이상의 금리 인하조치를 단행함으로써 시차를 두고 나타나게 될 달러화 약세에 의한 추가적 내수위축 압력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서 그 배경을 판단해 볼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이번 달러화 약세 유도 의미는 앞으로 야기될 미-이라크간 전쟁발발에 따른 추가적인 달러화 강세 압력의 폭을 사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여하튼 당분간 달러화 약세와 원화 환율 강세 추세가 단기적으로 자리를 잡을 경우 채권시장의 새로운 변수로서 감안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미국의 금리인하 이후 달러화 약세 추세가 진행될 경우 이는 미 증시의 추가적인 조정가능성을 시사하는 바이고 이는 동조화 영역 하에서 국내증시 상승 기대를 약화시켜 상대적으로 채권시장 우위 현상을 지속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산업생산은 추석효과에 의한 조업일수 감소, 자동차 특소세 환원 등의 일시적 요인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10월중 되돌림 효과까지 감안 시 9~10월 평균 6%대 증가율선상에서 유지되는 관점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 보면 제조업 생산에서 반도체를 제외한 산업의 생산 기여율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추세이다. 아울러 수요측면을 나타내는 출하증가율 가운데 내수 기여분도 점차 위축되고 있어 전체적인 체감경기는 점차 약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민간소비, 건설경기의 경기견인력이 점차 느슨해지면서 내수의 경기안전판 역할이 약화되면서 대신 성장동력이 수출로 대체되는 모습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상대적으로 수출은 대외적으로 불리한 여건 하에서도 견조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수출호조는 경기확대 요인보다는 중국특수와 특정 IT제품의 시장점유율에 의해 지역별, 품목별 불균형적인 호조세에 기인하고 있어 당분간 경기지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의 경기향방은 전적으로 수출 및 반도체 생산 및 단가 추이에 크게 좌우될 소지가 크다. 그러나 세계경기의 회복시기가 지연되거나 회복강도가 기대보다 약할 경우 중기적으로 수출경기의 탄력을 약화시킬 우려도 잠복해 있다. 경기향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및 경기선행지수는 아직 견조한 추세에 있으나 구성지표 내용으로 보면 전적으로 수출입 호조세에 의존하고 있어 질적인 측면에서 경기판단이나 전체경기의 대표성 측면에서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어 전체경기를 과대 평가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요인이다.

◇국내 인플레압력 불구 통화긴축 가능성 후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그동안 수요압력(Demand pull) 요인보다는 비용상승(Cost push) 요인, 자산 인플레 요인 등에 의해 상승세가 주도되어 왔다. 여기에다 10월 이후 그 동안 누적되어 온 원가상승 요인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설탕, 라면, 식용류 등 공업제품 중심으로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소득불균형 확대 추세에 기인한 임금상승이 지속되고 있고, 그 동안의 부동산가격 상승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개인서비스 물가도 연말 대선을 앞두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연말 물가관리 부담이 점차 높아지는 시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대내외적인 경기 모멘텀 약화추세 하에 최근 원화 환율이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어 통화당국의 인플레 우려 수위를 다소 누그러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화당국의 인플레이션 타겟팅 시계도 통화정책의 7분기 파급시차를 감안하여 단기적 관점에서 중장기 물가목표 단위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 인플레 압력과 대외 디플레 압력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대외적인 금리인하 기조가 가시화되고 있어 향후 인플레 우려와 저금리 부작용 등에 염두에 둔 통화긴축 및 금리인상 가능성은 명분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달러화·주가·통화유동성 규제가 채권시장 변수
채권시장은 대내외 경기모멘텀 약화, 미국의 금리인하 및 한은의 콜금리동결 조치 등으로 주로 장기물 중심의 수익률 하락추세가 이어져 그동안의 박스권 추세에서 한 단계 레벨 다운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유로 ECB 및 BOE의 금리동결 조치에도 불구하고 다음 달 금리인하 기대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고 시차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정책금리 인하 동조화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다 미국의 금리인하에 따른 대내외 금리격차 확대로 인한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추세적인 기조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달러화 약세가 미 증시의 조정장세 지속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국내 인플레 수위를 한 단계 약화시킬 것이라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채권수익률 하향추세를 당분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단기물 수익률의 경우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 및 한은의 RP를 통한 유동성 규제 등으로 하방 경직성이 유지됨으로써 수익률 곡선의 프래트닝 현상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말 대선 전후 단기 유동성 수요증대 요인, 최근 한계기업들의 신용경색 심화 현상, 계절적 현금수요 증대 요인 등을 감안시 오히려 단기 유동성 완화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장기물 수익률의 추가적인 하향 여지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점은 연말로 가면서 미-이라크 전쟁이 점차 구체화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국제유가 불안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재연될 경우 다시 달러화 강세기조로 반전될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아울러 과거의 경우를 보면 전쟁 개전시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증시반전의 계기로 작용함으로써 이 과정에서 채권수익률의 급반등 추세로 반전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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