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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룡 엑손, 2027년까지 리튬 생산 시작

김상윤 기자I 2023.11.14 07:06:25

美남부 아칸소주서 염수 시추 후 분해
투자규모, 손익분기점 시점 등 언급안해
내연기관 수요 줄자 전기차 등 수요 대비
“장기적인 전망 아래 리튬 사업을 추진할 것”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미국 석유 공룡 엑손모빌이 2027년까지 리튬 채굴을 시작하기로 했다. 내연기관 수요가 약해짐에 따라 전기차 핵심소재인 리튬 채굴에 나서면서 수익성 강화에 나선 것이다.

미국 메이저 에너지기업인 엑손 (사진=AFP)
13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미국 남부 아칸소주(州)에서 2027년까지 리튬 채굴을 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엑손모빌은 최근 미 에너지 자원 탐사업체 갈바닉 에너지(Galvanic Energy)로부터 아칸소 주 스맥오버 내 리튬 채굴권을 구입했다. 총 12만 에이커(약 1억4690만평)의 토지로, 매입액은 1억달러(약 1326억원)로 추정된다.

갈바닉 에너지는 지난해 스맥오버 내 11만5000에이커의 리튬 염수 매장지를 조성했는데, 여기에는 탄산리튬 400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기차 5000만대에 탑재될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엑손은 정제 리튬 생산량을 매년 전기차 100만 대 분량으로 확대하면서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업체의 주요 리튬 공급원으로 자리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엑손의 저탄소 사업부 사장인 댄 암만은 “장기적으로 볼 때 리튬 생산은 세계적인 기회”라며 “주요 소재의 국내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절박감에 아칸소에서 채굴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엑손은 중국이나 남미, 호주의 리튬 광산에 비해 환경에 영향을 적게 주면서도 성공적인 채굴 작업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엑손은 지하 약 1만피트 저수지에서 기존 석유 및 가스 시추 시설을 통해 염수를 추출하고, 이후 리튬과 염수를 분리하기 위해 직접 리튬 추출(DLE)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엑손은 리튬사업에 구체적으로 얼마를 투자할지, 언제쯤 손익분기점을 달성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에너지기업들이 리튬 등에 투자에 나선 것은 내연기관 수요 둔화 가능성 때문이다. 엑손은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수요는 2025년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가 늘면서 2030년에는 리튬에 대한 수요가 현재보다 25%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엑손의 추산이다. 엑손의 자회사인 캐나다 임페리얼 오일도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리튬 추출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근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리튬 가격이 60% 하락하는 등 시장이 변화했지만, 엑손은 “장기적인 전망 아래 리튬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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