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2011년 설립된 압타머사이언스는 글로벌에서도 선두로 꼽히는 압타머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텍이다. 압타머란 병든 세포까지 약물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드론’ 역할을 하는 핵산물질이다. 기존 전달체보다 약물 전달 정확도가 높고 케미칼(저분자화합물), 올리고(RNA), 항체(바이오) 등 다양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회사는 포스코와 포스텍(포항공대)이 항체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핵심전략으로 압타머 기술을 선정하면서 2006년 만들어진 포스텍 압타머사업단을 전신으로 한다. 포스텍 생명과학과의 류성호·장승기 교수, SK 의약연구팀장을 거쳐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에 있던 한동일 대표가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지탱하는 주요 축이다.
국내 최초로 압타머를 발굴하고 제품화에 성공했으며, 성장성을 인정받아 2020년 9월 코스닥에 기술특례상장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도 찾아내기 어려운 혈액 내 폐암 단백질을 발견하는 진단키트 ‘압토디텍트 렁’이 이 회사의 1호 상품이다.
한 대표는 압토디텍트 렁에 대해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키트에 넣으면 압타머와 결합해 암 단백질이 있는지 판별하는 제품(혈액 내 7종 단백질 측정, 알고리즘으로 폐암위험도 정보 제공)”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포스텍 실험실에서 태동해 ‘18년 외길’을 걸은 끝에 나온 성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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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이 보유한 압타머 기술의 라이선싱 계약 이후 자체 공정개발에 주력한 끝에 2015년 특허 국내 등록 및 해외 출원,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3등급 제외진단 의료기기 허가, 2018년 유럽의약품청(EMA)의 CE인증에 이어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대상으로 선정됐다. KGMP 및 ISO 13485 생산시설도 확보했다.
압토디텍트 렁은 현재 경희대 및 서울아산병원에서 비급여 코드가 생성돼 있고, 회사는 대규모 임상을 통해 급여화를 준비하고 있다.
압타머 기술을 적용한 신약 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5개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것은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AST-201’이다. 현재 독성시험(GLP) 및 항 PD-1 병용투여 효능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연내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제출, 상반기 중 1상을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18년 만에 압타머 2호 신약(아스텔라스의 ‘아이저베이’)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문턱을 넘으면서 압타머사이언스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다수 글로벌 기업이 관련 연구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여러 글로벌 기업이 압타머 관련 기술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있음을 최근 체감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신약개발 트렌드인 ADC(Antibody Drug Conjugate) 관련 항체 기술의 미충족 수요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대안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압타머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ApDC(Aptamer Drug Conjugate) 역시 그 중 하나다. 빠른 시간내 높은 효율로 암세포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고, 암세포에 도달하지 못한 불필요한 약물복합체는 체내에서 신속히 제거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생체배양을 거쳐 제조하는 항체에 비해 공정개발 기간 및 생산비용 관점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압타머사이언스 관계자는 “압타머사이언스가 ApDC 약물 개발의 글로벌 선도업체인 만큼 파트너링 및 전략적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오픈 이노베이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