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터키서 5차 평화협상…젤렌스키 “중립국화 논의 가능”

장영은 기자I 2022.03.28 08:29:08

터키, 러-우크라 중재자로 나서…이달 말 회담 개최
온라인으로 사전 논의 마친 후 직접 만나서 회담
젤렌스키 러 언론에 “중립국화·돈바스 협의 원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크라이나측에서 러시아가 종전을 위해 제시한 조건을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가운데, 양측이 터키에서 평화협상을 개최하기로 했다. 한달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달 말 터키에서 평화협상을 열고 종전을 위한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 AFP)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단 구성원인 다비드 하라하미야 집권당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28∼30일 터키에서 다음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측에서는 회담 날짜를 이달 29~30일로 전했다.

터키 대통령실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단이 이스탄불에서 대면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면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10일 터키 남부 휴양지 안탈리아에서 개전 이후 처음으로 장관급 회담을 개최한 바 있다. 터키측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중재자로 나서면서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하기도 했다.

러시아측 협상대표단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오늘 우크라이나 측과 화상회의가 열렸다”고 소개했다. 러시아측 소식통은 타스통신에 “우리는 온라인 형식으로 충분히 논의했다”며 “이제 오프라인에서 만나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3일, 7일 세 차례 대면 회담을 했으며, 14일부터는 화상회의 방식으로 4차 회담을 이어왔다. 양측이 예정대로 이번주 터키에서 대면 회담을 개최하면 5차 회담이 된다.

그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에서는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 개설 등에 대한 합의 외에는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이번 협상을 앞두고 양측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 철회 등에서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언론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비핵보유국 지위 △안보보장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 허용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친러 반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 타협을 원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는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던 우크라이나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으로 양측의 협상에 진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요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에 대해서는 “비무장화를 계속 고집할 경우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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