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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운아나텍은 AF구동칩에서 자동초점 기능을 구현하는 ‘미세 전류 측정 기술’을 혈당측정기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아울러 혈액이 아닌 침을 활용해 측정하는 방식으로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혈당이 떨어질 때 발생하는 미세 전류를 정확히 감지하는 방식”이라며 “타액 혈당측정기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올해 중 승인을 받은 뒤 내년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자업종 중견·중소기업 사이에서 의료기기 분야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예상을 뛰어넘어 장기화하고 이에 따라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헬스케어 품목 중 하나인 의료기기 역시 주목을 받는다. 특히 의료기기가 전자장치 일종이라는 점을 감안해, 전자부품·장비 업체들이 잇달아 의료기기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노펙스(025320)는 혈액투석기 필터모듈을 연내 국산화한다는 방침이다. 시노펙스는 그동안 연성회로기판(FPCB) 등 모바일용 전자부품을 비롯해 수처리필터 등을 생산해 왔다. 이어 혈액투석기 필터모듈 등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 중이다. 특히 독일 알파플랜으로부터 받은 혈액투석기 필터모듈 장비와 관련, 최근 제작사 승인시험(FAT)을 마쳤다.
시노펙스는 이번 승인과 함께 알파플랜 장비를 동탄사업장 클린룸 안에 설치할 예정이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국내 혈액투석기와 필터모듈 시장은 연간 1조 3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장비와 필터모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며 “그동안 반도체 필터와 수처리 분야에서 축적해온 멤브레인 필터 기술을 활용해 연내 혈액투석기 필터모듈을 만들어 외산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노펙스는 의료기기 사업을 위해 2020년 말부터 ‘바이오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모바일 부품업체 드림텍 역시 의료기기 분야에 출사표를 던진 사례다. 드림텍은 ‘바이오센서 1Ax’에 이어 산소포화도 측정까지 가능한 ‘바이오센서 2A’를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무선 심전도 패치는 환자 가슴에 부착한 뒤 심전도와 함께 심박수, 체온, 호흡수 등 생체신호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능을 한다. 드림텍은 바이오센서 1Ax와 이를 활용한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에 대해 지난해 7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획득했다. 앞서 5월에는 유럽 CE 인증도 받았다.
이렇듯 전자업종 중견·중소기업들이 의료기기 분야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4차산업혁명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4차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는 게 핵심이다. 의료기기 분야 역시 원격의료 등을 도입하는 데 따라 첨단기술이 접목되는 추세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4차산업시대가 가속화 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5G(5세대 이동통신)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등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앞서 있다.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ICT 등 첨단기술을 빠르게 접목하면서 그동안 GE와 지멘스, 필립스 등 해외 업체들이 장악해온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기도 한다”며 “이 과정에서 전자업종 업체들이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을 바탕으로 의료기기 분야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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