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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19년 6월 7일 저녁 충북 충주시 소재 한 테마파크에서 반려견의 목줄을 하지 않은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를 발견한 테마파크 직원 B씨는 A씨를 제지했고, 이에 흥분한 A씨는 B씨를 주먹으로 수차례 가격했다. A씨는 B씨를 폭행한 것에 그치지 않고 싸움을 말리러 온 다른 직원 C씨까지도 폭행했다.
이 외에도 A씨는 주점에서 술을 더 안 준다는 이유로 욕설·협박을 하거나 무전취식을 하는 등 각종 상해와 폭행,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7월 1심 병합심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의 일련의 범행을 보면 모두 음주와 관련되어 있고, 그로 인한 폭력성과 반사회성의 발현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전형적인 음주 폭력 양상을 보인다”며 “일련의 범행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도중에도 자숙하기는커녕 다시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지르는 행동은 높은 재범 위험성을 보여주고, 상당 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1심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3회의 동종 폭력 전과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원심 형이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고, A씨는 즉각 상고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원심이 A씨가 1심 판결 전 피해자 C씨와 합의한 점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씨는 1심 선고 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절대로 원치 않으니 이번에 한해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 선처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라는 취지의 C씨 명의 합의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상 피해자 의사에 반해 죄를 논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 철회는 1심 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며 “C씨는 1심 선고 전 피고인에 대한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했으므로,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반의사불벌죄인 C씨의 폭행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부존재는 당사자가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원심은 이를 직권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에는 반의사불벌죄에서의 처벌희망 의사표시 철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