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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성 권익위 부위원장, 34년 공직생활 '민원현장'서 마무리

김관용 기자I 2020.12.28 06:00:00

공직 마지막날 군산 비안도 민원현장 찾아
"도선 건조되면 다시와서 타 보겠다" 약속 지켜
정부기관들의 ''소극행정''엔 아쉬움 표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권태성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28일 34년의 공직생활을 ‘비안도 민원’ 현장에서 마무리 한다.

제29회 행정고시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권 부위원장은 1993년 국무총리실 재직 당시 부안군 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훼리호 침몰 사건을 직접 조사해 38명의 공직자들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또 2012년에는 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을 맡으면서 새만금 사업을 총괄 지휘해 새만금개발특별법 제정과 새만금개발청 설립을 준비했다.

2014년 5월부터 권익위 상임위원으로, 2017년 12월부터 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전국의 민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해묵은 문제들을 해결했다. △김포 쓰레기집하장 악취 민원 △강원 진부비행장 폐쇄·이전 민원 △천안여중 통학로 개선 민원 △제주공항 확장 소음·분진 민원 등이 대표적이다.

권 부위원장은 공직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비안도 민원 해결을 꼽았다. 그가 퇴임식도 없이 비안도를 다시 찾아 주민들을 만나는 이유다. 권 부위원장은 2018년 12월 비안도를 찾아 새만금 방조제를 전북 부안군 가력항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부안 주민과 군산 비안도 주민 간 17년 갈등을 해결했다.

이에 따라 국내 도서지역 중 유일하게 정규 해상 교통수단이 없었던 비안도에 지난해 12월부터 정규 도선이 다니게 됐다. 권 부위원장은 당시 현장조정회의에서 “도선이 건조되면 다시 한번 현장을 찾아 도선을 타 보겠다”고 약속했었다.

권 부위원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장조정 당시 비안도 이장과 부안군 이장이 눈물을 흘리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면서 “공직생활의 마지막 날 주민들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켜 책임행정을 실천할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특히 권 부위원장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들의 ‘소극행정’을 아쉬워했다. 권 부위원장은 “국민권익위는 각 부처에 적극행정을 요구하는 기관”이라면서 “관련 법에 따라 위원회 의결 사항을 존중해 줘야 하지만 감사 등을 의식해 기관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대한항공의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조정 업무를 한 권 부위원장은 “서울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을 중재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합의를 하자는데도, 가장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고민을 하다 보니 소극 행정에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태성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2018년 12월 18일 전북 군산시 가력선착장을 방문해 이용객 저조로 여객선 왕복이 중단된 비안도 주민들로부터 관련 민원을 듣고 있다. [사진=국민권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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