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후베이성 우한시 도심에서 불과 14km 떨어진 우한커팅(客庭) 컨벤션센터에서 ‘인민 위에, 생명 위에(人民之上 生命之上)’란 주제로 열린 코로나19 저항기념 전시회. 제법 쌀쌀한 겨울 날씨에 비까지 내렸지만 전시회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중국 정부 기관의 초청으로 한국, 러시아, 브라질, 포르투갈 등 주중대사관 외교관 및 외신 기자가 이곳을 찾았다. 이데일리는 한국매체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전시회에 초대됐다.
◇야전병원이 전시회장으로 탈바꿈…하루 3천여명 방문
전시장 외벽에는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 선 의료진과 군인 등의 모습을 그린 삽화가 걸려있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람객들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커다란 전광판에 홍보 영상이 떴다. “우한은 한달여만에 초기 팬더믹 추세를 억제했고, 약 두달만에 신규 확진자수를 한자리 수로 줄였으며 약 석달만에 우한 보위전, 후베이 보위전의 결정적 성과를 거뒀다” 중국 정부는 영상에서 우한에서 방역을 전투에 빗대 소개했다.
|
후베이성 정부는 지난달 15일 코로나19 방역 기념 전시회를 열었다. 사전 등록으로 입장이 가능하며 하루 방문객은 평균 3000여명에 달한다. 개장 한달만여에 1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한다.
총 1445미터 길이의 전시회는 크게 6개 주제로 나눠져있으며 1100여장의 사진이 걸려있다. 당시 의료진이 입었던 방호복, 구급차 등 1000여개의 실물 전시품도 전시 중이다.
해설사는 “올해 1월25일 음력 새해 첫날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방역 연구를 지시했다”며 “3월 10일에는 시 주석이 우한시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위한 시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입구에서부터 시 주석 사진이 17장이 나오고 서야 리커창 총리의 단독 사진이 한 장 나왔다. 1월말 우한 현장을 먼저 찾은 이는 리 총리지만 코로나19 방역 성공의 주인공은 시진핑 주석이 차지했다.
|
홀로그램을 활용해 중환자실(ICU) 당시 상황을 재현한 섹션에는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일부 관람객들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설명을 덧붙였다. 감동의 눈물을 훔치는 사람도 보였다.
|
이어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중국 정부가 단 10일만에 완공한 훠선산 병원과 레이션산 병원이 나왔다. 중국의 속도를 보여줬던 곳이다. 이 두 곳 임시 병원에는 2500개 병상이 마련돼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다. 임시 병원을 짓기 위해 사용된 크레인 실물은 물론 훠산션 병원 병실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전시실도 있었다.
야전방원일 당시 우한커창의 모습을 전시해 놓은 곳을 지나자 백신 샘플이 등장했다. 중국이 미국의 화이자 만큼 효능이 입증됐다고 주장하는 백신이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선제적으로 백신 개발을 시작했고, 현재 3기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
이번 전시회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세계가 중국을 도왔고, 이제는 중국이 세계를 돕는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강조하고 있는 ‘인류 운명공동체’ 정신이다.
일본 도쿄타워,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등 각국 랜드마크에서 외관 조명을 활용해 중국을 응원했던 모습, 각국에서 구호 물품이 도착했던 당시 모습이 전시됐다. 각국 외교관들이 우한을 탈출할 때 오히려 우한으로 입국했던 한국의 강승석 주우한 총영사의 사진도 보였다.
|
직장 동료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는 창샤오쥔(34)씨는 “우한에서 근무하다 춘제(중국의 설)을 앞두고 고향인 간쑤로 떠나 당시 이곳의 상황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며 “언론에서만 보던 상황을 이렇게 전시로 보니 정말 감동적이다. 당시엔 모두가 공황에 빠졌지만 이제 정부의 지도에 따라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잘 씻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어 올해 겨울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