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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찬(30·첼로), 이재형(28·바이올린), 이서현(26·비올라) 삼남매가 처음 한 무대에 선 것은 약 2년 전인 2018년 7월. 당시 ‘금호영재 2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함께 연주하며 일종의 ‘공식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첫 공연에 흡족해 하며 “연 1회 이상 꼭 함께 연주하자”고 약속한 삼남매는 벌써 다섯 차례나 크고 작은 무대에서 호흡을 맞췄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동문인 삼남매는 각기 다른 악기로 금호영재콘서트에 합격해 클래식계에 이름을 알렸던 ‘음악 영재’들이다. 한예종 졸업 후 독일 함부르크(호찬), 쾰른(재형), 뮌헨(서현)으로 뿔뿔이 흩어져 유학 생활을 했던 삼남매는 맏이인 호찬 씨의 귀국을 계기로 국내에서 점차 ‘팀’ 활동을 늘려갈 계획이다.
호찬 씨는 동생들을 다독이며 끌고 가는 팀의 ‘리더’다. 당찬 성격의 둘째 재형 씨는 ‘잔소리’를 담당하고, 막내 서현 씨는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한다. 재형 씨는 “오빠가 많이 져주는 스타일”이라며 “같이 팀을 이뤄 연주하다 보면 고마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호찬 씨는 “마지막까지 꾹꾹 누르다가, 너무 화가 나면 딱 한 마디 하곤 한다”고 웃었다.
이들은 오는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복합문화공간 ‘오드 포트’에서 40~50명의 관객을 두고 연주하는 ‘미니 살롱 콘서트’를 개최한다. 봄아트프로젝트가 주최하는 ‘방구석 탈출 클래식’의 일환으로 열리는 공연이다. 다만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6월말쯤 귀국하는 막내 서현 씨가 불참해 호찬·재형 씨만 관객들과 만난다.
이들은 “대극장과는 다른, 살롱 콘서트만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재형 씨는 “대극장 무대에서 깜깜한 객석을 바라보면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만, 살롱 콘서트는 관객들과 함께 즉석에서 소통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호찬 씨는 “관객들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는 공연인 만큼,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편안한 곡들을 들려주려 한다”고 부연했다.
자영업을 하며 힘들게 뒷바라지 한 부모님은 삼남매에게 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호찬 씨는 “음악적 영역에 있어선 우리들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해 줬다”며 감사해 했다. 재형 씨는 “줄줄이 입시, 유학을 하느라 가족 여행 한 번 못 간 것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호찬 씨는 “요요마처럼 따뜻한 첼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재형 씨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자벨 파우스트의 감정 전달력을 닮고 싶다”고 밝혔다. 삼남매가 이들처럼 성장해 한국 클래식계 ‘드림팀’이 되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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