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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아리랑'부터 통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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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I 2015.07.23 0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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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공동등재 추진
문화예술적 가치 높은 '겨레의 노래'
8월 초 시민단체 주축 아리랑통일운동본부 출범
오는 한글날까지 국내외서 서명운동

지난 5월 경남 밀양시 밀양강 야외공연장에서 연 ‘제57회 밀양아리랑대축제’의 피날레. 한민족을 대표하는 노래 ‘아리랑’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남북 공동으로 등재하기 위한 본격적인 노력이 시작된다. 오는 8월 2일 출범하는 가칭 아리랑통일운동본부가 그 첫발을 뗀다(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민족의 노래 ‘아리랑’에 대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남북 공동등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아리랑’은 한민족을 대표하는 노래다. 이미 2012년에 남한이, 2014년에 북한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각각 등재했다. 남북 각각의 등재과정에서 국내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공동등재를 조심스럽게 거론했지만 천안함사태 이후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여파로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최근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내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아리랑’의 남북 공동등재 추진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가칭 아리랑통일운동본부가 오는 8월 초에 발족해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남북 노력은 했으나 공동등재 번번이 실패

‘아리랑’의 문화예술적 가치는 탁월하다. 민족을 대표하는 노래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로 전승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선율과 가창에서 우리 민족의 보편적 음악성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각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다. 아울러 삶의 희로애락을 다채로운 사설로 표현한 우리의 역사·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콘텐츠다.

이 같은 요소를 바탕으로 남북은 ‘아리랑’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각각 별도 등재했다. 2012년 12월에 남한은 특정 지역 또는 특정 시대의 ‘아리랑’이 아닌 후렴구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끝나는 일련의 노래군을 등재했다. 이어 2014년 12월에 북한은 평양·평안남도·황해남도·강원도·함경북도·자강도 지역의 ‘아리랑’을 등재했다.

이 과정에서 남북의 공동등재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남한은 처음부터 북한 ‘아리랑’까지 포함해 공동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2011년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고려학회에서 북한 사회과학원 관계자와 만나 공동등재 의사를 전달했다. 또 2011년 12월 개성에서 열릴 예정이던 ‘만월대 안전진단 및 보존 복구사업 평가회의’에서도 협의할 예정이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일정이 무산됐다.

또 2012년 1월 당시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09년 8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신청한 ‘정선아리랑’을 북한의 ‘아리랑’까지 포함한 전체 ‘아리랑’으로 확대해 2013년 3월에 북한과 공동신청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후 남북관계 경색에 따른 추가협의가 불발하자 2012년 6월 남한 단독으로 등재를 신청했다. 이후 2014년 북한이 등재를 추진할 때도 남북 공동등재가 거론되긴 했지만 또다시 유야무야됐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 국립국악원 외국인 수강생의 가야금 병창 ‘아리랑’ 연주장면. ‘아리랑’은 한반도만이 아닌 세계의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다(사진=국립국악원).


◇아리랑 ‘송 오브 코리아’로 남북 공동등재 추진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남북 공동등재를 위한 가칭 아리랑통일운동본부는 오는 8월 2일 서울 중구 명동 유네스코한국위원회에서 출범식을 갖고 체계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주요 인사로 김상철 우리문화지킴이 공동대표,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차길진 법사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혜문 대표는 “‘아리랑’은 우리 겨레를 대표하는 노래지만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반영하듯 남북이 각각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했다”며 “체제와 이념의 차이 때문에 아리랑까지 남북분단이 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은 물론 해외동포가 힘을 모아 ‘아리랑’을 송 오브 코리아(Song of Korea)라는 이름으로 공동등재하는 ‘아리랑 통일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리랑통일운동본부는 우선 8월 초 포털사이트 다음의 사회공헌서비스 ‘희망해’에 ‘아리랑 통일운동’ 서명코너를 마련, 남북한 및 해외동포를 포함해 각계각층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10월 9일 한글날까지 종료한 후 유네스코는 물론 남측의 문화재청, 북측의 민족유산총국에 서신을 발송해 ‘아리랑’ 남북 공동등재를 요청할 예정이다.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수많은 해외동포가 ‘아리랑’을 부르며 조국을 기억하는 상황에서 ‘아리랑’의 분단은 엄청난 상실감”이라며 “남북통일 이후 국가로 ‘아리랑’이 거론될 정도다. 남북이 힘을 합쳐 공동등재를 성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리랑’의 남북 공동등재는 절차상으로만 보면 어렵지 않다. 남북 각각이 이미 등재과정에서 심사를 거쳤기 때문에 남북공동의 신청서를 제출하면 등재에는 무리가 없다. 유네스코 역시 비슷한 성격의 유산을 보유한 국가에 합의를 통한 공동등재를 권고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개성에서 열린 남북 문화재협력 제3차 실무협의 당시 아리랑·씨름·김장 등에 대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공동등재를 북한에 제안한 상태. 만일 남북이 합의하면 문제는 일사천리로 풀릴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미 등재한 인류무형유산을 2개 이상 국가가 공동등재로 확장한 사례는 아직 없다”면서 “서로의 합의에 의해 새로운 유산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엔을 통한 민간단체의 활동은 북한의 협력을 유도하고 유네스코를 통한 간접지원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민관의 공동협력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아리랑’(1957) 홍보 전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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