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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자산운용사 "내년 韓 경제, 달러 강세로 악영향"

안혜신 기자I 2014.12.20 08:28:07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주요 외국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내년 한국 경제와 코스피에 대해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영향으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20일 맥쿼리증권은 내년 코스피 목표치로 2050을 제시했다. 2015년과 2016년 자기자본이익률(ROE) 10.2%, PB 1배 기준으로 추산한 수치다. 예상 밴드는 1850~2280 사이로 봤다. 한국에 대한 투자의견은 ‘중립’을 제시했다.

빅터 시베츠 맥쿼리증권 연구원은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서 수요 부진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 환경은 증시는 물론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여기에 엔화 약세와 위안화 약세 가능성은 코스피에 부담을 주는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엔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만큼 수출주보다는 내수주에 대해 비중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빅터 연구원은 “세계 경제 변동성과 방향이 확실해질 때까지는 내수주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주목 업종은 금융, 건설, 소비재, 통신, 유틸리티”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전망이 나왔다. 노무라증권은 내년 한국 경제가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4%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주요 중앙은행과의 통화정책 엇박자는 한국 경제에 잠재적인 하방 리스크를 확대시키고 있다”면서 “금리 인상에 나서는 미국은 달러 강세를 심화시킬 것이고, 이로 인해 중국 수요 위축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1차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 9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약세가 지속된다면 궁극적으로는 한국 경제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수요가 약화되면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게 된다는 것이다.

권 연구원은 “따라서 내년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 하방위험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면서 “현재 2%인 기준금리를 1.5%까지 낮출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는 공통적인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앤소니 스롬 피델리티아시아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한국에 대해서 부정적”이라면서 “지속적인 엔화 절하로 국제시장에서 한국제품의 경쟁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내년 배당에 대한 기대감은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됐다. 정부가 배당 활성화 정책에 나서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005930)가 배당금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배당 확대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다.

김미영 피델리티코리아펀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한국기업의 배당률은 전세계 평균과 아시아 지역 평균에 비해서 낮은 수준이고, 이웃 나라인 대만과 비교해서도 낮다”면서 “지금과 같이 경제 성장이 전체적으로 둔화되고 이자율이 낮은 상황에서는 배당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게 되고, 정부의 정책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배당증가는 주주친화적인 정책의 일환으로 밸류에이션 상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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