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패션협회에 따르면 국내 일정 규모 이상의 패션기업 100여개가 참여하는 협회 차원의 ‘디지털 패션 테크(Digital Fashion Tech)’를 만들고 있다. 이 모임은 ICT 업체들과 패션 기업 간 교류와 협업을 위한 온·오프라인 집단 지식 플랫폼이다.
한국패션협회 이현학 팀장은 “최근 국내 패션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해외 고가 수입 브랜드와 글로벌 SPA 브랜드에게 시장점유율을 잃어가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디지털 패션 테크를 통해 패션산업의 고도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패션 테크의 주요 추진 사업은 △패션기업의 내·외부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고도화된 의사결정 지원 △3D프린터 기술을 통한 기존 패션산업 업무 혁신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매장 전략 △웨어러블 패션 제품의 상용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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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패션 브랜드인 자라는 세계 매장을 인트라넷으로 연결해 일일 판매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 분석으로 유행하는 패션 트렌드를 즉각 반영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각 국가와 지역, 매장별 소비자의 취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인기 제품은 공급량을 늘리고, 판매 실적이 좋지 않으면 즉시 중단하는 방식으로 생산량과 재고량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해마다 2만여 종의 옷을 직접 디자인하고 있으며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한국IBM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 김영호 전무는 “자라는 IBM과의 협업으로 정확한 사전 수요 예측과 효율적인 재고 관리 등을 통해 운영비 절감 및 매출 확대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시장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보의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IBM은 디지털 패션 테크에 참여해 국내 패션 업계의 빅데이터 활용을 도울 예정이다.
센싱 기술을 통한 디지털 마케팅도 패션 매장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다. 오프라인 매장관리 프로그램인 ‘워크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조이코퍼레이션의 김재홍 이사는 “매장에 센서를 설치하고 방문객들의 휴대폰 무선 데이터 전송 시스템(Wi-Fi)과 연결해 유동인구와 체류시간, 재방문률, 구매전환율, 날씨 영향도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센서가 설치된 매장 앞을 지나가면 스마트폰에 매장 쿠폰 등의 알림 메시지를 보내고, 매장 안에서는 이동하는 위치에 따라 맞춤형 마케팅 메시지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디지털 마케팅과 센싱 기술은 국내 패션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