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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아웃도어]오토캠핑장, 예약은 힘들고 위생은 엉망

장영은 기자I 2013.07.31 08:30:39

업체마다 예약·환불 규정 제각각
감독 소홀에 불법 자릿세 청구도 빈번
위생·안전에 대한 기준 마련 시급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회사원 김진만(45)씨는 다음달 초 가족들과 노모를 모시고 캠핑장으로 여름휴가를 떠나려고 했다. 한달 전 어렵사리 예약을 한 김씨는 다음 날 저녁 예약이 취소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예약 후 대금 결제를 하지 않아 취소됐다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전에 다른 캠핑장을 이용했을 때는 예약 후 사흘 안에 결제하게 돼 있어서 바쁜 일 때문에 결제를 미뤘는데 취소가 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최근 불고 있는 캠핑 열풍에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 각지에 있는 오토 캠핑장으로 휴가를 떠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김씨와 같이 캠핑장 이용에 대한 불편·불만 사례도 그 만큼 증가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30일 이데일리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이용객 수 상위 캠핑장 5개를 대상으로 홈페이지 내 고객게시판을 통해 이용객들의 불만 사항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알아봤다.
 
구룡자동차야영장(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예약·환불 관련된 불만 가장 많아

소비자들의 민원이 가장 많은 부분은 ‘예약·환불’ 관련 사항이다. 망상 오토캠핑 리조트의 경우 캠핑장과 관련된 불만 사항 중 80%가 예약에 관한 것이었다. 예약 시스템의 투명성이 없다는 의견에서부터 잦은 홈페이지다운 현상으로 예약하기 어렵다는 의견 등이 대다수였다.

자라섬 캠핑장은 최근 장마로 인해 캠핑장이 침수되면서 예약자들이 대거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캠핑장을 이용 못하게 돼 환불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고객들이 직접 취소 신청을 해야 환불이 되거나, 결제시 지급했던 은행 수수료를 그대로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해 민원이 빗발쳤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최근 시행한 오토캠핑장 운영실태 조사에서도 업체별로 자동 예약취소 및 계약해지 시 환불 기준이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날짜는 업체별로 천차만별이다. 예약일 열흘 전까진 취소해야 위약금을 물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틀 전까지만 취소하면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사용료 환불도 당일 취소 시에는 아예 환급금을 주지 않는 경우도 많았으며 최대 70%에서 최소 20%까지 업체별로 환불 기준이 제각각이었다. 예약신청 후 결제를 해야 하는 기한도 달랐다.

◇위생·안전 규제할 기준 사실상 없어

위생과 안전에 대한 불만과 민원도 많았다. 지난 4월 자라섬캠핑장 내 카라반(Caravan·이동식 주택)에 묶었던 한 이용객은 “아이와 함께 자려고 했는데 바퀴벌레가 너무 많이 나와 결국 차에서 떨면서 잤다”며 “시설관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영천 치산관광지 캠핑장(사진=치산관광지 캠핑장 홈페이지)
 
영천 치산관광지 캠핑장은 불만 사항 중 40%가 위생문제였다. 대부분 심한 악취와 청결하지 못한 침구, 시설물 관리가 안돼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이 후기 게시판에 자주 등장했다.

한편, 일부 국립공원은 빈번히 일어나는 불법 자릿세 청구도 시급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사안으로 지적됐다. 한 국립공원 사무소 관계자는 “불법 야영료 징수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도 및 계도하고 있으나 규정상 야영료 징수 시에만 처벌이 가능하도록 돼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용자들은 공유지와 사유지 구분에 대한 적절한 안내, 불법 자릿세 근절을 위한 경고표지 설치 등 최소한의 노력도 시행되고 있지 않은 점을 들어 관리 당국에 개선을 요구했다.

◇“자율 규제 등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 필요”

이같은 오토캠핑장의 소비자 불만은 캠핑장을 관리할 수 있는 법·제도가 미비한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오토캠핑장은 법규상 등록제로 돼 있다. 현재 600개가 넘는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지만 정작 등록 업체는 20여개(2012말 기준)에 불과하다. 현행 법규로는 실질적으로 등록을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제도권에서 캠핑장 운영과 관리를 규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등록된 업체들에 대해서도 시설 관리에 대한 세부규정이 없어 시설의 안전성이나 위생문제 등을 점검하기 어려워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장은경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 서비스조사 팀장은 “외국은 FICC(세계캠핑캐라배닝연맹) 규준을 따르는 등의 자율규정이 있다”라며 “캠핑장을 제도권 내로 편입시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몽산포 야영장(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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