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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신' 손정의가 조용히 베팅했다…찍어둔 로봇 기업만 3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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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20 03: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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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전성 논란에도 기술 개발 가속 주장
"기술 발전이 위험 해결…좋은 AI 만들어야"
반도체·데이터센터·로봇까지 전방위 투자
"AI 시대 이제 시작…생태계 전체에 베팅"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시스템의 안전성 논란에도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AI 기술의 발전 자체가 위험을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손 회장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부터 로봇까지 AI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전략을 강조하며 소프트뱅크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로봇 기업만 30곳 이상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인사이드 블랙스톤'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블랙스톤 유튜브 영상)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인사이드 블랙스톤'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블랙스톤 유튜브 영상)
손 회장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이 최근 공개한 ‘인사이드 블랙스톤(Inside Blackstone)’ 인터뷰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속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쪽”이라며 “기술 발전이 실제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AI 시스템이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오류를 숨기고 허가받지 않은 행동을 하는 등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손 회장 인터뷰를 진행한 크리스틴 앤더슨 블랙스톤 글로벌 기업업무 총괄은 오픈AI가 최근 공개한 AI 시스템의 이상 행동 사례를 언급하며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지 물었다.

손 회장은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음주운전 금지와 신호 준수 등 교통 규칙이 만들어졌듯 AI에도 적절한 규칙과 행동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이버 공격을 기술로 막아야 하고, 나쁜 AI 에이전트가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며 “능력 있는 AI 에이전트뿐 아니라 마음이 선한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보가 해결책을 만든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전속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AI 안전의 필요성을 부정하기보다는 기술 개발을 지속하면서 위험을 통제할 방법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 회장의 이러한 시각은 소프트뱅크의 투자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AI 모델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가운데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나는 하나만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AI 시대는 이제 시작됐고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투자자로서 기업들의 생태계를 만든다”며 “우리는 수동적인 투자자가 아니라 투자 기업의 성장에 더 깊이 관여하고, 포트폴리오 기업들 사이의 시너지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인사이드 블랙스톤'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블랙스톤 유튜브 영상)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의 '인사이드 블랙스톤'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블랙스톤 유튜브 영상)
소프트뱅크가 투자 기업의 최대주주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분율이 20%, 30%, 80%에 이르는 사례를 언급하며 개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손 회장은 AI가 디지털 세계를 넘어 물리적 세계로 확장하는 이른바 ‘피지컬 AI’에 주목했다. 그는 “이제 데이터센터에 있는 두뇌가 로봇의 두뇌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가상 세계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 투자 현황에 대해서는 “우리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로봇 기업이 30곳 넘게 있다”며 “다가올 시대를 매우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이 설거지처럼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대신하면 인간은 더 즐겁고 창의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 회장은 AI가 인간보다 훨씬 높은 지능을 갖추면 스스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암과 같은 난치병 치료, 교통사고 예방, 자연재해 예측 등에서 AI가 인류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은 손 회장의 투자 방식에 대해 “기술이 상업적으로 어떤 가능성을 갖는지 내다보고, 적절한 사람과 시점이 나타나면 모든 것을 건다”고 평가했다. 그는 손 회장이 특정 기술의 미래를 확신하면 단기적인 시행착오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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