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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뛰자 산금국 ‘금 붙잡기’…수출 막고 자국 정제·비축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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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9.27 10: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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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금 전문은행 설립·정제 인프라 구축…매장량 최대 1000t
인도네시아 금 수출에 최대 15% 과세…中도 해외 반출 제한
국제 금값 4300달러 안팎…“공급 줄면 장기적으로 추가 상승 압력”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금값이 장기간 상승하자 금을 생산하는 신흥국들이 원광을 그대로 수출하는 대신 자국에서 정제·비축해 경제적 이익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금 수출에 최대 15%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고 라오스는 자체 정제시설 구축에 나섰다. 국제시장에 공급되는 금이 줄어들 경우 중장기적으로 금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오스 정부는 금 산업을 경제 기반 강화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유엔의 최빈개도국(LDC) 지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라오스는 자국에서 생산한 금을 직접 정제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라오스의 지난해 금광 생산량은 약 12t으로 아시아 6위다. 추정 매장량은 500~1000t에 달한다. 그동안 상당량의 금광석이 공식 또는 비공식 경로를 통해 해외로 빠져나갔다.

라오스 정부는 2024년 현지 기업과 공동 출자해 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라오불리온은행(LBB)을 설립했다. LBB를 중심으로 정제시설 등 귀금속시장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자국에서 생산한 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확대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금을 거래할 시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금의 해외 유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다른 산금국에서도 나타난다. 세계 10위 산금국인 인도네시아는 연간 100t이 넘는 금을 생산하지만 국내 투자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공급이 부족하다. 이에 정부는 금 수출에 최대 15%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인 중국도 금의 해외 반출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의 연간 생산량은 380t 이상으로 세계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동시에 대규모 금 수입국이기도 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8월에도 금 보유량을 20t 늘렸다. 22개월 연속 순매수로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1999년 12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아프리카 산금국들도 자국산 금 확보에 나섰다. 마다가스카르 중앙은행은 2020년부터 국내에서 생산한 금을 직접 사들이며 공식 매입 경로를 구축하고 있다. 세계 6위 산금국인 가나는 지난 7월 WGC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불법 채굴 단속과 금 공급망 정비에 협력하기로 했다.

산금국들이 금을 자국에 묶어두려는 배경에는 금값 상승과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욤 그림 외환·원자재 영업부 디렉터는 달러 중심 금융시장이 재검토되면서 “어느 국가의 정치·재정적 영향도 받지 않는 자산으로서 금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제 금값은 이미 장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 금 현물가격은 현재 트로이온스당 4300달러(약 596만원) 안팎으로 지난 30년간 약 12배 뛰었다.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투자 수요 증가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금 수요 구조도 달라졌다. WGC에 따르면 전체 금 수요에서 골드바·금화·금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하는 투자 수요 비중은 1990년대 전반 평균 10%대 초반에서 2021~2025년 평균 40% 가까이로 높아졌다.

문제는 산금국의 자국 우선 정책이 확대될 경우 국제시장으로 흘러나오는 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금 거래는 런던과 뉴욕 등 서방 금융시장이 주도하지만 광산 공급에서는 신흥국의 비중이 크다.

귀금속 컨설팅업체 메탈스포커스의 니코스 카발리스 싱가포르 매니징디렉터는 산금국의 정책 변화가 기존 국제 정제업체들의 원료 조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NZ의 욤 디렉터도 “산금국의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금국들이 원광 수출보다 자국 내 정제와 비축을 우선하는 흐름이 확산하면 중앙은행과 투자자의 금 수요 증가에 공급 제약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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