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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경호업체 직원들은 “아무도 못 들어간다. 알겠냐”라고 말하며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공공시설, 그것도‘가급’ 주요 보안시설에 해당하는 공항의 출입구를 연예인을 위해 임의로 폐쇄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후 해당 경호업체 측은 공항과 논의된 사안이라고 설명했지만, 공항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취지로 선을 그으면서 논란은 더 거세졌습니다.
출입구에서만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변씨는 출국절차를 마치고 면세구역으로 들어서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클래스 라운지로 입장했는데요. 이 구역은 당연히 4층 라운지를 이용하는 탑승객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경호업체 직원들이 이 통로를 막아서고 이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의 여권과 탑승권을 검사하는, 일종의 검문을 하며 문제가 됐습니다. 그 누구도 연예인 경호업체에 이런 권한을 준 적이 없는데도 도 넘은 경호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입니다.
출국 동선 곳곳에서 변씨의 사진을 찍는 것을 막는다는 이유로 라운지 이용객의 눈에 강한 플래시를 쏘는 등 무리한 경호활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특수폭행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김광삼 변호사는 앞서 YTN ‘뉴스퀘어 10AM’에서 “공격 수단으로써 플래시를 사용해 눈에 쏘면 일종의 폭행이라고 볼 수 있고, 판례에서는 레이저포인터를 눈에 쏘면 상해를 입힐 수 있다며 위험한 물건으로 분류한 사례가 있다”며 “위험한 물건이 되면 특수폭행, 특수상해가 된다”며 “일반 폭행이나 상해에 비해서는 형량이 훨씬 무겁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사진을 못 찍게 하는 방법으로 사용됐다면 고의성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죠.
수많은 논란을 빚은 변씨의 출국길은 결국 수사기관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인천공항경찰단은 이들 경호원들에게 업무 방해죄, 강요죄, 폭행죄 등 혐의가 있는지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한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공항에서 벌어진 사건이고 여론의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 문제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중”이라며 “향후 이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죠. 여기에 국가인권위원회도 과잉 경호에 대한 진정을 접수해 조사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정치권에서도 이어졌는데요. 지난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공항이 생긴 이래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1년에 수백명의 연예인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고 있는데 이렇게 사설 경호업체가 엉뚱한 행동을 하는 그런 경우가 없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사설 경호업체가 공항 내에서 하는 행동 규칙을 경찰과 협의해서 만들고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도 했죠.
연예인 경호와 일반인의 권리 침해가 어느 정도 선에서 조율돼야 하는 것인지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여지는데요. K-콘텐츠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빠르게 이뤄져 이번 사태와 같은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