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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韓 경기, 저점 형성 후 느린 경기 회복 국면"

하상렬 기자I 2023.12.03 11:00:00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주평
"4분기 미약 반등했으나, 경기 침체 국면에 위치"
"수출 경기, 내수 견인 못할 경우 ''L''자형 침체 장기화"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경기가 앞으로 저점을 형성한 이후 속도가 느린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수출 경기가 반등에 그쳐 내수 경기가 견인되지 못할 경우 ‘L’자형 침체 장기화 경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저성장 기조 탈출을 위한 성장잠재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경제주평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4분기 현재 한국 경제는 수출이 미약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가 부진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기 침체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 부문은 대중국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 등의 수출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미약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내수 부문은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로 소비와 투자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10월 기준 99.1포인트로 지난 1월(99.3포인트)의 저점을 하회하고 있다. 경기 바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음을 시사한 셈이다.

수요부문별 경기 동향도 녹록지 않았다. 수출증가율이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7.8%로 10월(5.1%)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반등했지만, 소비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구매력 약화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설비투자는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비용 급증, 내·외수 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ICT 투자를 중심으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산업별 경기 동향을 보면, 제조업은 생산 회복 속도가 약화되면서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고, 최근 반등하던 출하가 다시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시장 수요 여건도 부정적인 모습이다. 그간 호조를 보였던 서비스업 생산 역시 10월 -0.9%로 크게 하락하는 등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연구원은 향후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 전반의 성장력 약화에 따른 회복 탄력 미약과 미·중 경제의 동시 불황 가능성,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 리스크 요인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연구원은 향후 한국과 세계경제 사이 연평균 성장률 격차가 2028년까지 1.0%포인트로 벌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기본적으로 연구원은 내년 ‘U’자형의 저속 회복 국면을 전망했다. 수출이 개선되는 동시에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동반되면서 경기 국면이 전환점이 마련돼 내년 1분기부터 경제가 완만한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대내외 경제 여건 개선세가 미흡할 경우 ‘L’자형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소비가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내년 중에도 확실한 경기 저점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한국 경제 저성장 국면의 고착화를 막고 경기 회복을 가속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수출 시장 외연 확대, 신성장 동력 산업 발굴과 육성, 노동 생산성 제고, 국내 투자 활성화, 기술혁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시급히 마련되고 추진돼야 한다”며 “보다 적극적인 경기 활성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동반 불활 가능성에 대응해 수출 경기의 회복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민간의 대응 여력 확충과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이 요구되고,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변동성 급증에 대응해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소비 여력 확충이 필요하다”며 “경기 회복 속도가 미약해 상대적으로 고통을 더 받을 수 있는 취약 계층의 생계 안정을 위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 등 사회 안전망 정비와 확충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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