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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4일 ‘본격적인 수출-내수 동반 침체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경제주평을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주원 실장은 최근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 4분기 경기선행지수가 장기간 하락하면서 본격적인 경기 하강 국면 진입이 나타날 것이라 판단했다. 3분기 성장률은 민간소비가 둔화된 가운데 수출도 줄면서 0.3%에 그쳤다. 민간소비의 기여도가 2분기 1.3%포인트에서 3분기 0.8%포인트로 축소되고, 순수출 기여도가 -1.8%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전반적인 경제 성장세가 위축된 것이다.
4분기엔 본격적인 침체 초입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래 경기 방향을 예고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작년 6월 정점을 형성한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99.2포인트로 떨어졌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증가세를 이어오던 민간소비가 고금리, 고물가 등에 위축되고 있다.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비 기준 0.2% 감소해 9월(-1.9%)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주원 실장은 “향후 소비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내구재 소비가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는 수출 역시 본격적인 침체에 진입할 것이란 예상이다. 11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동월대비 14.0% 줄면서 10월(-5.7%)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수출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경제 심리 역시 얼어붙고 있다. 고금리에 따른 부채 상환 부담 증가 및 기업 자금 시장 경색, 대내외 경기 침체 우려 확산 등으로 가계와 기업 심리가 모두 냉각됐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5포인트를 기록 지난 6월 이후 6개월 연속 기준치를 하회하고 있다.
산업별 경기 동향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10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비 1.5% 감소해 7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제조업은 생산이 감소하고 가동률이 급락하는 침체 국면이 진행 중이다. 다만 제조업 제품 출하가 소폭 증가세를 유지하고 재고 증가율이 빠르게 낮아지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서비스업은 9월에 이어 10월에도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최근 내수 시장의 활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건설업은 업종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10월에 들어 토목 부문과 건축 부문이 모두 크게 감소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침체 국면으로의 진입 가능성이 커졌다.
주원 실장은 향후 경기 위험 요인으로 △세계 경제 불황에 따른 수출 침체 △국지적 리스크 재확산에 따른 공급망 불안 △고금리에 따른 내수 시장 위축을 꼽았다.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 내년 우리 경제가 수출에 이어 내수도 본격적으로 침체될 것이란 예상이다. 대내외 여건에 따라 내년중 경기 반등의 전환점이 마련되면서 완만하게 회복되는 ‘U’자형 또는 경기침체가 2024년까지 이어지는 ‘L’자형의 경기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주원 실장은 수출, 내수 동반 침체 국면에서 보다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선 경제정책 최우선 목표를 물가안정에서 불황극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더해 경제심리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 투자 활성화 노력과 수출 활성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봤다. 민·관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과 대응 여력이 취약한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건설업 불황 가능성에 대비해 계획된 주택공급 정책을 신속하고 차질없이 추진하고, 전방 산업인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 또 경기 침체는 취약 계층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기에 사회 안전망의 확충과 복지 정책의 집행 효율성을 높이는 대응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