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라면은 2013년 야구선수 류현진(현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을 모델로 한 광고를 야심차게 제작했다. 2012년 ‘삼양라면’을 제치고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던 시기였다.
진라면 출시 배경을 함께 보면 더 흥미로운 광고다. 진라면을 제조한 주식회사 오뚜기라면은 1987년 청보식품을 인수해 탄생했다. 청보식품은 1985년 출범해 1987년 해체한 프로야구단 ‘청보 핀토스’를 운영하던 회사였다. 성적은 하위권이었고, 존속 기간도 짧았다. 그러나 팀을 추억하는 이가 많다. 전설의 투수 고 장명부와 감사용이 선수 생활을 했고, 야구해설가 허구연 씨도 몸담았던 팀이다. 프로야구 원년멤버 삼미 슈퍼스타즈의 후신이다. 이견이 있지만 현재 키움히어로즈의 전신으로 꼽는 이도 적지 않다.
이런 사연을 아는 이들은 류 선수가 등장한 광고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야구해설가 허구연 씨를 광고 모델로 삼고, 배우 장동건이 30주년 기념 광고에서 야구복을 입고 등장했을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김인식 야구감독이 진라면 모델로 활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두고 진라면이 청보 핀토스의 한을 풀어주려는 것이라는 재미난 평가가 뒤따랐다. 당시 야구로는 시원찮은 성적을 거뒀지만, 라면으로라도 시장 1위를 해보려 한다는 것이다.
이때를 계기로 진라면은 스포츠 선수를 주로 모델로 삼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선수가, 2017년 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선수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이승훈 선수가 각각 모델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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