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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박물관]②청보 핀토스 야구恨 푸나…'류현진~라면'

전재욱 기자I 2020.10.29 05:10:00

류현진 이어 김인식과 허구연까지…야구복 입은 장동건 모델로
오뚜기라면 전신은 청보 핀토스 운영하던 청보식품
시원찮은 성적으로 금세 해체…"후신 진라면 1등해서 한풀이"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오뚜기 ‘진라면’은 스포츠 마케팅에 주력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진라면은 2013년 야구선수 류현진(현재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을 모델로 한 광고를 야심차게 제작했다. 2012년 ‘삼양라면’을 제치고 본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던 시기였다.

류현‘진’과 ‘진’라면을 엮어 만든 ‘류현진~ 라면’ CM송은 광고 모델과 제품이 무리 없이 조화를 이뤘다. 단순히 모델의 인지도에 기대는 것 이상의 광고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ESPN은 2014년 류 선수(당시 LA다저스 소속)를 소개하면서 진라면 광고 영상을 활용했다. 진라면은 자연스럽게 미국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진라면 출시 배경을 함께 보면 더 흥미로운 광고다. 진라면을 제조한 주식회사 오뚜기라면은 1987년 청보식품을 인수해 탄생했다. 청보식품은 1985년 출범해 1987년 해체한 프로야구단 ‘청보 핀토스’를 운영하던 회사였다. 성적은 하위권이었고, 존속 기간도 짧았다. 그러나 팀을 추억하는 이가 많다. 전설의 투수 고 장명부와 감사용이 선수 생활을 했고, 야구해설가 허구연 씨도 몸담았던 팀이다. 프로야구 원년멤버 삼미 슈퍼스타즈의 후신이다. 이견이 있지만 현재 키움히어로즈의 전신으로 꼽는 이도 적지 않다.

이런 사연을 아는 이들은 류 선수가 등장한 광고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야구해설가 허구연 씨를 광고 모델로 삼고, 배우 장동건이 30주년 기념 광고에서 야구복을 입고 등장했을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김인식 야구감독이 진라면 모델로 활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두고 진라면이 청보 핀토스의 한을 풀어주려는 것이라는 재미난 평가가 뒤따랐다. 당시 야구로는 시원찮은 성적을 거뒀지만, 라면으로라도 시장 1위를 해보려 한다는 것이다.

이때를 계기로 진라면은 스포츠 선수를 주로 모델로 삼았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 선수가, 2017년 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선수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이승훈 선수가 각각 모델로 활동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유뷰트 방송에서 ‘진라면’을 쓰는 장면.(사진=백종원의요리비책 갈무리)
진라면은 모델 복도 좋은 편이다. 현재 모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사석에서 진라면 홍보에 여념이 없다. 백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요리비책’에서 라면을 끓이면서 이왕이면 진라면을 쓴다. 광고계약에 따른 게 아니다. 백 대표가 알아서 지키는 상도의이다. 이로써 오뚜기는 공짜 광고 효과를 누린다. 백 대표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451만명(10월27일 기준)이니, 효과가 막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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