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결핵은 모두 감염성 질환 (전염병)에 속하지만, 질병 유발 병원체가 다른 전염병이다. 결핵은 결핵균 (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한 세균 감염이며, 코로나19의 경우에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에 속한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차이점은, 첫 번째로 세균은 살아있는 완전한 세포로 혼자서 독립적으로 생존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스스로 번식도 하지만 바이러스는 혼자서는 생명 활동이 안되고 인간과 동물과 같은 숙주가 있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세균과 바이러스 크기 차이이다. 세균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1~5um이고 바이러스는 세균보다 훨씬 작은 200~300nm로 세균에 비해 약 50~100분의 1 정도의 크기이다.
반면, 질병의 유발원인은 다르지만 그 증상은 매우 유사하다. 결핵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또한 일반적으로 폐에 영향을 미치며, 감염된 경우 기침과 발열이 같이 동반하는 결핵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결핵환자와 같이 폐에 손상을 입었거나,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 (HIV)가 통제되지 않아 면역체계가 약해진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더욱 심각한 형태로 발병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결핵 환자들이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것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증가됨에 따라 결핵 환자의 폭발적 증가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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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공과대학 연구진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결핵 예방을 위한 소아 BCG 백신 접종이 신종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억제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책적으로 BCG 백신을 접종하는 국가의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 수가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 BCG 백신 예방접종을 시행하지 않은 미국,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들이 오랫동안 BCG 백신 접종을 실시했던 국가들에 비해 더 심각하게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 내용에 따르면, BCG 접종을 시행 중인 55개 국가의 100만명당 사망자 수는 0.78명에 그친 반면, BCG 접종을 하지 않는 5개국 (이탈리아, 미국, 레바논, 네덜란드, 벨기에)은 16.39명으로 상대적으로 무려 21배나 높게 나타났다. 또한, BCG 도입 시기가 이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도 줄어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감염성 질환에 저항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면역력을 손꼽는다. 바로 ‘불주사’로 불리는 BCG 결핵백신 (소아용)은 면역력을 높이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고, BCG 결핵백신 접종과 코로나19의 사망률과의 연관성을 검증하기 위해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일부 나라들에서도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참고로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은 세계적으로 현재까지는 없으며 개발 중에 있다.
코로나19와 결핵과 같이 중증 감염성 질환에 있어 현재의 심각한 상황을 다시 미래에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의학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방의학 (Preventive Medicine)’은 어떤 질병이 유행할 것인지를 예측하여 발생 가능한 질병을 선제적으로 예방 및 대비하는 것을 뜻한다.
국가적 차원의 감염성 질환에 대한 “예방의학” 즉 결핵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성 질환의 백신 제품 개발과 상응하는 접종프로그램 시행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