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배달앱 성공할까..경기도의회 토론회서도 논란

김현아 기자I 2020.05.03 10:34:49

경기도의회 토론회에서도 직접 플레이어 참여 우려 제기
플랫폼 효과 감당 어려운 공공앱..시장 기능 말살 비판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군산시의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


배달의명수(군산시), 광진 나루미(광진구)에 이어 경기도가 공공배달앱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경기도의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앞서 지난달 29일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임시이사회에서 공공배달앱 개발사업을 승인했다. 5월 중 앱 개발 사업자 공모를 시작으로 경기지역화폐와 함께 협업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는 경기도 산하기업으로 경기도를 비롯한 경기중소기업연합회 등 지역 경제 단체들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 4월 29일 오후 3시, 경기도의회에서는 경제노동위원회 주최로 “배달 플랫폼 기업의 문제와 대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출처:경기연합뉴스


경기도의회 토론회에서도 직접 플레이어 참여 우려 제기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는 ‘배달 플랫폼 기업의 문제와 대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국가나 지자체가 직접 나서 플랫폼 사업을 하면 민간 앱보다 수수료나 광고료를 낮춰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단순한 음식 배달뿐 아니라 모든 걸 거래하는 앱으로 경기도배달앱을 키워, 경기도민 생활플랫폼으로 만드는 일을 추진하면 플랫폼 노동자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토론회에서 도의회 소속 이영주 의원(양평1)은 “배달주문-배달중개의 분리, 라이더의 안전과 운송 수단 문제, 독점으로 인한 배달 시장 재편 등 배달앱과 관련한 무궁무진한 논의가 산적해 있다”며 “토론회를 계기로 지역과 소상공인이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공앱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주요 발제자들이나 토론자들은 행정적 문제와 세금 문제 등을 언급하며 공공배달앱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한 참석자는 “차두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전략실장 등이 공공앱의 한계와 공공이 수행하는 상생의 범위는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딜리버리 스타트업 또한 고려돼야 한다는 이유로 우려를 전했다”면서 “의회가 주최한 자리이나 경기도쪽에서 이걸 왜 해야 하는지를 얘기하는 발제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이미 서비스 중인 공공배달앱(배달의명수)의 시스템이 민간 업체 것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경기도 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이거한다고 해서 다들 경기도를 쳐다보는데 잘 될리가 없다”고 우려했다.

플랫폼 효과 감당 어려운 공공앱..시장 기능 말살 비판도

스타트업(초기벤처)등 IT 전문가들이 공공배달앱의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공공배달앱이 수수료를 민간 기업들보다 낮추려면 세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는 점 △나라장터를 거쳤던 과거 전례에 비춰보면 20억짜리 공공배달앱 개발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는 점 △민간기업의 서비스 혁신을 쫓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박용후 피와이에이치(PYH) 대표는 “배달의민족 앱만 보면 ‘저게 뭐가 어려워? 그냥 베껴서 만들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배민이 손익분기점을 달성할때까지 투자된 돈은 6500억 정도라고 한다”면서 “메뉴의 배치 하나, 기능의 구현 하나하나에도 민간 개발자와 마케터들의 노력과 땀이 배어 있는데 이를 공공앱이라는 이름으로 무시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누가 창업을 하겠는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회사가 절대 나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인터넷에도 브랜드디자인회사 에프터모멘트 박창선 대표가 쓴 ‘80문장으로 보는 공공배달앱의 흥망성쇠 예언서’라는 글이 공유되는 등 시장 기능을 말살하는 공공배달앱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박창선 대표는 ▲나라장터 입찰부터 공무원의 갑질(최저가 낙찰·앱에 시정소식 포함 요구·공무원 동원 앱다운로드 운동·언론플레이· 권위적인 공무원의 태도와 인사이동)▲전문가를 가장한 자문위원의 무식한 간섭 ▲고객센터의 불친절 문제 ▲앱기능 장애(불편한 앱)와 수수료 지원 지연 ▲소상공인 등록의 어려움(서류 45개 요구)▲할인 쿠폰 경쟁에 뛰어든 공공 배달앱 ▲결국 추경예산 지원 등을 예상하며, 마지막 80문장에선 ‘0월0일부로 혈세의 민족 서비스를 종료합니다’로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 박 대표는 “눈물도 나고 묘하게 지난 추억도 떠오른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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