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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이 나면 수리해 주는 ‘애프터 서비스(After Service)’가 아니라, 사전에 정보를 줘 고장을 대비하게 해주는 이른바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다. 이 서비스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는다. 현재 GE 전체 영업이익의 70% 가량이 이 서비스를 통해 나오기 때문. 가전업체였던 GE가 서비스업체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스타벅스는 국내에서 커피전문점으로만 여기지만, 해외에서는 금융서비스기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선불카드 기능을 모바일에 탑재한 ‘사이렌오더’가 전체 매출의 60%에 달할 만큼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렌오더는 매장 방문 전에 미리 스마트폰 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하면, 매장에서 바로 음료를 받아갈 수 있는 사전주문 서비스다.
스타벅스의 충전카드 적립금 총액은 미국에서만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한국에서도 750억원이 넘는다. 고객이 스타벅스 카드에 넣어둔 돈은 곧장 회사로 들어가기 때문에 구매가 일어나기 전까진 은행 예치금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1조5000억원은 미국내 지방은행 못지 않은 예치금 규모. 스타벅스는 다른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스타벅스 캐쉬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기반한 또 다른 핀테크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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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의 경우 기존 사업과 IT 신기술을 연계해 새로운 캐쉬카우 발굴에 성공,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제조업체들은 넋놓고 있다가는 아이리버나 코닥처럼 될 수 있다. ‘제조업이 혁신해야 한다, 변해야 산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마존을 4차 산업시대의 아이콘으로 꼽았다. 그는 “아마존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제는 스마트폰, 태블릿PC, TV, 드론 등을 만드는 제조사이자 검색회사를 위협하는 인터넷 서비스업체로 진화하고 있다”며 “아마존은 매일 ‘알렉사(AI스피커)’를 부르는 1500만명의 사용자를 통해 어마어마한 빅데이터를 쌓고 구글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의 AI 스피커 경쟁을 10년 전 스마트폰 경쟁에 비유했다. 그는 “2007년 아이폰이 나오면서 삼성전자(005930)가 옴니아를 만들고 블렉베리, HTC, 모토롤라, 노키아 등이 스마트폰을 앞다퉈 내놓던 때와 비슷하다”면서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은 제조의 혁신이 제조업체가 아닌, 인터넷 쇼핑몰, 통신사, 소프트웨어기업 등 전혀 다른 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10년 주기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플랫폼이 바뀌는데 다음 주자는 사물인터넷”이라면서 “3년 뒤인 2020년이 되면 사물인터넷이 산업 전반을 완전히 뒤흔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페트로 차이나 △엑손모빌 △제너럴일렉트릭 △차이나모바일 △중국공상은행이었던 글로벌 시가총액 5대 기업이 △애플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으로 완전히 바뀐데 이어, 3년 뒤 다시 물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사물인터넷 디바이스는 10년 전 스마트폰처럼 널리 보급되지 않았을 뿐, 이미 5000종을 넘어섰다”며 “3년 후에는 사물인터넷을 중심으로 산업 지형이 어마어마하게 바뀔 것인데, 미리 준비하고 혁신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기업들도 GE나 스타벅스처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고민 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