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車 시장서 日 약진.. 현대·기아차 위협

김형욱 기자I 2013.05.19 13:09:21

日 6개사 4월 6.5% 증가세.. 현대·기아차 앞서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요타·닛산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현대·기아자동차에는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19일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5개사의 지난 4월 판매증가율이 모두 현대·기아차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도요타는 이 기간 4만3669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고, 닛산(3만1662대)은 6.7%, 혼다(1만689대) 5.2%, 마쓰다(1만833대) 16.4%, 미쓰비시(7446대) 14.6%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도 4월 6만6608대를 판매해 3.8%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들 경쟁사에는 못 미쳤다. 최근 2~3년 새 나 홀로 성장을 해 온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유럽에 진출한 일본 6개사는 도합 11만7030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더 팔았다. 점유율도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늘어난 10.8%로 늘었다. 스즈키만 지난해와 같은 1만2731대로 정체된 모습이었다.

일본차가 이달 들어 유럽 시장에서 선전한 것은 19개월 만에 유럽 자동차 시장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과 맞물려, 유럽에서도 엔화가치 하락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유럽 자동차 시장은 총 108만대 규모로 지난해보다 1.8% 증가했으며,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1달러당 70~80엔 선이던 달러·엔 환율도 103.25엔(5월 18일)까지 치솟았다.

일본차의 본격적인 유럽 ‘엔저 공습‘은 당분간 현대·기아차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2011년 이후 유럽 점유율이 6%를 돌파하는 등 나 홀로 성장을 이어왔다. 같은 기간 일본 회사들은 엔고와 동일본 대지진 등 여파로 줄곧 부진했다. 그러나 올 들어 현대·기아차의 유럽 점유율은 6% 초반에서 정체돼 있다.

더욱이 도요타·혼다 등 일본 회사들은 유럽과 함께 양대 선진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차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은 올 4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3~6%대 판매가 늘고 있는 반면 현대·기아차는 2% 감소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솔린·하이브리드 엔진에 집중해 온 도요타는 디젤 엔진 위주의 유럽 시장에서 줄곧 부진했으나 최근 BMW와 손잡는 등 유럽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엔저’효과에 현재 진행 중인 日-EU FTA도 체결된다면 한국 자동차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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